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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문화의 바다

정관영 공학박사·우석대학교 건축인테리어디자인학과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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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1.29 16:38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정관영 공학박사·우석대학교 건축인테리어디자인학과 객원교수
희망으로 열어가는 계묘년 새해에 시향(詩香)이 울려 퍼졌다. 함께 한 사람들의 향기가 피어오르고 따스함으로 추위도 물러난다. 지난 주말 충청북도시인협회 주관 제2회 충북시인상 시상식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충북 시인의 정원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한다’라며 입을 뗀 한 수상자의 시 사랑에 가슴이 뭉클했다.

별의 시인 윤동주를 흠모하며 그의 시적 맑음과 고뇌에 이르고자 ‘박별’이라는 필명을 지어 시를 써왔다고 했다.

인류사회는 많은 학문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문학만이 자신을 뒤돌아보게 하는 예술로, 반성을 통하여 아름다운 인생으로 승화해가게 함에 그 가치를 느끼곤 한다. 작가는 작품을 읽고, 글을 쓰고, 고통도 감내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한 편의 글을 쓰기 위해 많은 경험과 사회생활의 환경과 자연 속에서 크고 작은 발견을 통하여 늘 지혜로운 삶으로 행복에 이르기도 된다. 때로는 불행이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도 시 한 줄로 위로받으며 다시 일어서는 삶은 고귀하고 한 편의 시처럼 신비스러운 것이다. 수필이나 소설을 통해서도 슬픔 속에서도 기쁨으로 살아가게 하는 방법을 들려줌으로 그 가치에 많은 사람이 문학에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뿐이 아니다. 문학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글을 쓰다 보면 작품을 통하여 오히려 자신을 발견하고 반성하기도 한다. 때로는 잊었던 추억을 되살려 행복감에 젖어 드는 희열감을 느끼게도 된다.

문학을 하는 우리는 이 시대의 정신적 귀족이다. 귀족답게 몸과 마음가짐은 ‘반듯함’이며 ‘꼿꼿함’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달리는 푸른 말처럼 자존감을 가져야 하겠다. 문학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여 한 방울의 물이 탁한 연못의 물을 하나하나 정화해 나가듯 사회를 밝히는 등불로 거듭나야 하겠다.

사람들은 시 한 구절에 가슴 벅찬 감동을 느끼기도 하고, 마음의 위로를 얻기도 한다. 저 또한 수필가로써 문학인들이 겪는 창작의 고통을 익히 알고 있다. 이러한 고통은 예술성 있는 작품으로 승화되어 문화의 바다 충청북도를 만드는 소중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삶에서 행복과 죽음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이다. 그러나 때때로 인생의 가치를 망각한 나머지 마음이 흔들리고, 방황하며 때로는 절망하는 시간 속에 우리는 젖어 들기도 한다.

독립운동가이며 영원한 청년 시인 윤동주는 그의 청춘과 굳은 결기를 시와 조국에 바친 위대한 영혼의 모델이다. 암흑 시기에도 별을 바라보며 별을 노래하고, 어머니를 그리며 끝까지 시와 조국을 사랑한 불멸의 시인이다.

흔히 사람들은 젊었을 때나 잘나가는 시절엔 인생을 논할 기회가 없지만, 어려움에 부닥치거나 삶이 힘겨워지면 누구나 좌절과 회의를 느끼게 된다. 그때쯤 되면 누구나 가끔 한 잔 술에 취해서 세월을 탓하며 인생무상을 논하기도 한다. 그러면 자기도 모르는 새 우울증이 엄습해오고, 심지어 자살 충동까지도 하게 된다. 그래서 인생을 일컬어 실의와 상실의 삶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문학을 통해서 자존감을 살리며 이웃을 섬기는 마음으로 허무한 삶, 실의와 상실의 삶을 극복하고 희망과 용기의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이에 창작의 고통을 감내하며 아끼고 가꾸어야 할 소중한 문학의 터전에 모닥불을 지핀 1000여 명의 도내 문학인들은 우리 스스로 자정능력을 키우고 품격을 높여야 하리라.

한반도의 중심에 충북이 있다. 충북 문화의 중심에 예술이 있다. 그 예술의 중심에 문학이 있다.

일찍이 영국의 희곡작가인 버나드 쇼는 ‘예술은 채찍을 사용하지 않고 인간을 교육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라고 갈파한 적이 있다.

그렇다. 분명 예술은 인간의 정서를 순화시키고 미화시키며, 정화하고 심화시킨다. 특히 시는 ‘풀꽃’처럼 남녀노소 누구나 가까이 할 수 있는 예술문화의 꽃이다.

나 또한 마음이 즐거울 때 떠올리는 노래가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해변의 여인’이라는 곡이다. 가사도 한 편의 고운 시라서 자주 흥얼거리기도 한다.

물 위에 떠 있는 황혼의 종이배
말없이 바라보는 해변의 여인아
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황혼빛에 물들은 여인의 눈동자
조용히 들려 오는 조개들의 옛이야기
말없이 거니는 해변의 여인아

아마도 바다가 없는 육지에서 태어나 늘 바다를 그리워하였다. 바다야말로 자원의 보고이며 푸른 꿈이 피어나고 익어가는 희망의 공원이다.

민선 8기 충북의 깃발도 바다를 대신할 ‘레이크 파크 르네상스’를 구축하기로 뜻을 모아 마음부터 푸르러 온다. 북부권은 충주호와 청풍호, 단양호를 연결해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공원으로 조성하고, 중부권은 괴산호와 백두대간을 이어 산림 치유와 유기농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청주권은 자연 예술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청남대를 글로벌 명소화할 계획이다. 남부권 또한 대청호 둘레길과 속리산 등을 연계해 국악과 발효음식 중심지로 만들기로 방향을 잡았다고 한다.

권역별 클러스터 조성이 완료되면 이를 하나의 관광단지로 연계해 ‘충북 레이크 파크’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차제에 기쁜 일은 충북을 이끌고 갈 도백도 시집을 십 여권 이상 낸 시인이라니 더욱 기대된다.

우리 충북은 바다는 없지만 백두대간이 있다. 그뿐인가. 크고 작은 757개의 아름다운 호수와 수많은 인문지리적 유산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소재로 하는 시가 세상에 나오게 되고, 곳곳에 도민의 시를 게시하면 문화의 바다로서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더욱이 충북의 문화예술이 부흥하는 진정한 레이파크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다.

호수와 시를 생각하는 계묘년 새해 아침에 ‘문화의 바다’로 향하는 푸른 창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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