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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코로나19

정현용 대전대학교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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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2.09 12:18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정현용 대전대학교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
지난 1월 30일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되었다. 이것은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에서 완전한 해제가 아닌 권고로 바뀐 것이다. 이제 실내라도 대중교통, 병원 등 취약 시설을 제외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2020년 1월 20일 검역 단계에서 코로나19 국내 첫 번째 확진자가 확인된 이후 같은 해 8월 18일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었다. 이후 22일은 부산, 23일은 대구, 24일은 서울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었다. 그리고 10월 13일에 전국의 다중이용시설, 감염 취약 시설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었다. 최종적으로 2021년 4월 12일에 실·내외 마스크 착용 전면 의무화가 시작되었다.

그 이후 전 국민은 마스크를 쓰고 살았다. 코로나19의 기세가 많이 꺾인 2022년 5월 2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의 해제, 9월 26일에 드디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전면 해제되었다. 그러나 실내 마스크 착용의 의무는 유지되었다.

지난 1월 30일 초등학교에 다니는 필자의 둘째와 셋째는 약 2주 남짓한 겨울방학을 끝내고 개학하였다. 이날부터 아이들의 학교는 839일 만에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등교가 이루어진 것이다. 필자는 개학 3일 전 아이들에게 개학하면 교실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데 어떻게 하겠냐고 물었더니, 둘째는 마스크를 벗고 싶다고 하였고, 셋째는 계속 쓰겠다고 하였다.

필자는 고민이 되었다. 교실에서 상당수의 학생이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면, 코로나19의 확산이 다시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방학 동안 필자의 둘째와 셋째는 학교 근처 아파트 단지의 놀이터와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놀 때 움직임이 많은 놀이를 하면 마스크를 벗고 놀았다. 둘째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었는데 굳이 교실에서 불편하게 마스크를 써야 하냐고 물었다. 그리고 둘째와 셋째는 이제 학교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되었고, 친구들과 마스크 없이 뛰어놀고 싶다고 하였다.

결국 아내의 설득으로 둘째와 셋째는 개학 날 마스크를 쓰고 등교하였다. 필자와 아내는 방역 당국이 교실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했다고 하지만, 아직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감염의 걱정에서 덜 불안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마치고 집에 왔을 때, 오늘 교실에서 마스크 안 쓴 친구가 몇 명 있었는지 물어보았다. 한두 명 빼고 모두 마스크를 쓰고 왔다고 하였다. 지난 3년 동안 아이들은 급식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마스크를 써서 마스크 벗기가 어색할 수도 있고, 담임 선생님께서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수업하므로 마스크를 벗지 않을 수도 있고, 필자의 집처럼 부모의 반강제적 권유로 마스크를 벗지 않는 예도 있었을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7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6120명 늘어 누적 327만9381명이 됐다고 발표하였다. 신규 확진자 수는 주말 검사 건수 감소로 확진자 수가 급감한 전날(5850명)보다는 1만 명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1주일 전인 지난달 31일(1만9617명)과 비교하면 3497명 줄었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1주일간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2만414명→1만6856명→1만4961명→1만4624명→1만4018명→5850명→1만6120명으로, 하루 평균 1만4691명이지만, 조금씩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실내 마스크 해제 시 코로나19의 확진자 수가 기존 대비 10~20% 상승시킬 수 있다는 해외 연구가 있었지만, 지난 1주일 동안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세로 들어가고 있어 우리나라의 경우 이 연구 결과가 빗나가고 있는 것 같다는 일부 학자들의 의견이 있었다. 학자들은 첫째, 실내에서 마스크를 의무 착용을 해제했지만, 마스크 착용 습관의 유지, 둘째, 맹추위로 인한 마스크 착용, 셋째, 길어진 재감염 주기 등의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렇지만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일이다.

학교에서 3년간 이어져 온 마스크의 착용 습관이 점점 줄어들면 코로나19의 확진자 수는 다시 늘어날 수 있다. 개학으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학생들의 등교가 시작되었고, 입학 시즌인 2월 말~3월 초면 학교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의 재반등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의 경우 3월은 입학식 후 신입생 대상의 많은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그중 하나가 술자리이다. 필자는 대학에서 신입생 대상의 강의를 하고 있다. 작년 3월에서 4월 수많은 코로나19 확진 학생들을 보았다. 그 학생들의 특징이 술자리가 많았고, 코로나19 증상이 있었어도 자신이 코로나19에 확진되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학생들이 많았다. 올해도 이런 일이 발생할 것 같다.

1월 30일 A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2가지 비상사태인 국가 및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약 3년 만인 오는 5월 11일 종료한다는 방침을 의회에 통보했다고 한다. 미국에서 공중보건 비상사태가 종료되면 마스크 착용이나 백신 접종 등 모든 방역 규제가 해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백신 접종이나 확진자 치료도 정부 부담이 아닌 자부담을 원칙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이는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 병화)으로 전환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정부의 코로나19 자문기구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도 올해 5월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완전히 해제하고, 이르면 10월쯤에 일상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것 역시 우리나라의 자문위도 엔데믹(풍토 병화) 전환 시점을 언급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30일 코로나19에 대해 계속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유지하기로 했다. 세계보건기구는 면역이 전 세계적으로 높게 형성되었지만, 다른 감염병 대비 사망률이 높고, 저소득국가와 고위험군에 충분한 예방접종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신종 변이 출현의 불확실성이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지난해 9월, 방역 당국이 야외 마스크 의무 착용을 해제했어도 사람들은 거리에서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실내 마스크 착용도 마찬가지다. 건강은 각자 스스로 지켜야 한다.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거나 거리를 다니게 되면 답답하겠지만, 겨울에 미세먼지와 감기 등의 호흡기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실내 마스크 착용의 의무가 해제되었어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는 날까지 끝까지 긴장을 늦추면 안 되겠다. 그리고 국민을 위해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여준 방역 당국과 의료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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