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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국악에 흐르는 봄

이윤아 대전시립연정국악원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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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3.20 15:5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윤아 대전시립연정국악원 단원
매섭던 바람도 조금씩 잔잔해지고 하늘도 맑아진 봄이 되면 이 계절에 어울리는 음악을 찾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계절에 맞추어 새로 발매되는 신곡들이 많다. 발매되는 곡들의 분위기를 보면 앨범마다 장르는 다르지만 봄을 물씬 느낄 수 있는 멜로디와 노랫말이 많이 담겨있다. 이렇게 발매되었던 곡 중 봄의 대표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벚꽃 연금이라 불리는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 있다.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벚꽃이 흩날리는 거리를 설렘 가득안고 걸어가는듯한 기분이 들어서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벚꽃엔딩과 같이 봄을 주제로 한 곡은 국악에서도 많이 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꽃 사시오 꽃을 사시오 꽃을 사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 사랑의 꽃이로구나'의 후렴구를 가진 자진모리장단의 빠르고 흥겨운 노래로 아름다운 꽃들의 향기, 모양, 색을 표현하였다. 또 봄철 아낙네들이 동산에 올라 봄 놀이를 하며 불렀다는 박헌봉 작사, 박귀희 작곡의 '신민요 꽃타령'과 임일남 작사, 박귀희 작곡의 '뒷동산 살구나 꽃은 가지가지가 봄빛이요 꽃 피고 뻐꾹새 우는 보리밭 머리에 풍년일 세 얼럴럴 얼럴럴 상사디여'의 노랫말을 가진 신민요 ‘내 고향의 봄’도 그렇다.

‘복사꽃 필 때 오신다던 님, 석류꽃 피여도 아니 오시네, 찔레꽃 피면 장미꽃 피는 뒷동산에 푸른 별 뜨고 새 우는 심심산천에는 채송화꽃’이란 노랫말처럼 개화시기가 다른 꽃으로 시간의 흐름을 나타내어 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낸 홍윤식 작사 박귀희 작곡 신민요 ‘복사꽃 필 때에’도 있다.

남원골 퇴기의 딸이자 봄의 향기를 의미하는 이름을 가진 춘향과 남원부사의 아들 몽룡의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춘향가 중 춘향과 몽룡의 사랑을 봄처럼 설렘 가득하게 표현한 대목인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도 그 중 하나다.

오로지 봄을 주제로 한 곡은 아니지만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아왔건만은 세상사 쓸쓸하더라 나도 어제 청춘 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하구나,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왔다 갈 줄 아는 봄을 반겨 한들 쓸데 있나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란 노랫말로 봄을 인생의 한 때로 비유하여 덫 없음을 나타낸 단가 중 ‘사철 가’.

‘삼월 삼짇날 연자 날아들고 호접은 편편 나무 나무 속잎 나’, ‘새가 날아든다 온갖 잡새가 날아든다’와 같이 제비가 날아오는 봄 경치와 실제 존재하지 않지만 행운을 가져다주거나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인 봉황새, 풍년새 부터 말 잘하는 앵무새, 춤을 잘 춘다 표현한 학두루미 등 다양한 새들의 날아드는 모습, 울음소리를 묘사한 남도 잡가 중 ‘새타령’ 이외에도 작자 미상의 곡부터 작곡된 신민요까지 봄을 표현하는 소리곡은 다양하다.

이처럼 유독 겨울 노래보다 봄 노래가 많은 이유는 우리의 역사가 말하는 ‘봄’은 ‘인생의 한때’를 비유함과 동시에 행운이 가득하길 바라는 ‘희망’이란 이름으로 불려지는 시대의 노래였기 때문일 것이다. 그 옛날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을 거치면서도 사람들은 봄의 노래를 불렀을 것이고 일제 침략기를 거쳐 6·25전쟁을 지나 1960년대까지도 횡횡했던 보릿고개를 목전에 두고도 우리 민족은 희망을 노래하는 봄 노래를 불렀을 것이다.

현재 세계의 경제 불황 속에 각자의 보릿고개를 넘어가고 있는 우리들도 봄의 노래를 부르며 희망을 갖고 지혜롭게 이 고비를 넘어 갈 수 있길 바란다. 추운겨울 움츠리고 있던 꽃들이 봄이 되어 다시 피어나듯 봄의 활기를 다시금 불어넣어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시길! 희망찬 봄이 되시길 바란다.

얼씨구 상사디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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