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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청망청 ‘술’망년회 No 이웃사랑 다지는 ‘송년회’OK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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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1.12.15 18:21
  • 기자명 By. 김상민 기자

송년회문화가 변하고 있다.

연말이 되면 1차에서 3∼4차까지 가며, 흥청망청 마시는 망년회나 송년모임문화가 점차 바뀌고 있다.

이런 현상은 송년문화가 한층 성숙해지고 있는 사회적 측면 이외에 불황이 겹친 경제적 요인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언젠가부터 지나간 나쁜 일을 모두 잊자는 의미의 ‘망년회’라는 말 대신, 한 해를 잘 정리하고 새 해를 맞는다는 ‘송년회’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하면서 언제나 매년 12월이면 한 해를 어떻게 살아왔는지 돌이켜 보며 후회도 하고 그에 따른 새로운 결심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아쉬움이 가시는 것은 아니지만 주위 사람들과 그동안 살아온 것에 대한 여담을 나누며 한 해의 마무리를 갖자는 것이 주된 송년모임의 성격이다.

그러나 요즘 송년모임은 흥청망청 먹고 마시는 유흥문화는 크게 줄고 가족과 함께 식사하며 담소를 나누는 직장모임이나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불우이웃과 온정을 함께하는 이색 송년행사가 부쩍 늘고 있다.

실제 K모 회에 근무하고 있는 최모씨(45)는 올 한해를 마무리 하는 송년모임을 최대한 간소하게 치루기로 동료들과 정했다.

의미 없이 2차∼3차까지 가는 술자리 보다는 실속있게 1차로 간단히 마무리 하는게 회비도 절약하고 건강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최씨는 “이번 주말부터 사실상 연말모임이 시작된다”며 “주머니 사정과 건강을 생각해 되도록 술자리 횟수를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조모씨(42·충주시 문화동)는 이달말 예정된 회사송년회를 준비하느라 열심히 대본을 외우고 있다.

최근 직원전체회의에서 올해 송년회에 대해 논의한 결과 저녁식사이후 노래방, 포장마차로 이어지던 기존 코스를 변경해 회사인근 요양원을 방문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연극반활동을 했던 경험을 되살려 동료들과 함께 ‘크리스마스 캐럴’이라는 연극을 공연키로 한 조씨는 점심시간을 줄여 대본연습중이다.

조씨는 “건강상 술을 마시지 못해 연말이면 송년회 자체가 큰 부담이었는데 회사에서 이처럼 의미있는 자리를 마련해 벌써부터 설렌다”며 “초등학생인 딸까지 공연에 참가하기로 해 요즘에는 딸과 함께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홍모씨(49)는 5년째 불우이웃들과 송년회를 함께하고 있다.

매년 다니는 복지시설을 찾아 송년회를 갖기로 했다.

홍씨는 “처음에는 직원들이 억지로 끌려 나오는듯한 인상이 역력했는데 해가 거듭되면서 오히려 직원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올해는 송년회를 함께 할 가족들이 더 늘어 준비해야 할 것 들이 많아졌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러한 이색적인 문화 송년회는 한 해를 정리하는 의미 외에도 자신이 속한 조직에 대한 자부심과 충성심으로 이어진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술에 찌든 송년모임을 가져왔다. 한국이 세계에서 양주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가 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국민소득만 높아진다고 해서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문화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 연극이나 영화를 보고 봉사와 나눔 활동 등을 통해 생산적인 한 해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제 문화행사를 즐기면서 가족과 함께 받은 축복을 세어 보고 감사하며 소망이 넘치는 새해를 기약하는 훈훈한 송년회가 사회 전반에 정착되기를 기원해 본다.

김상민 진천 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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