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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엔데믹, 코로나19

정현용 대전대학교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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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5.18 11:55
  • 기자명 By. 충청신문
정현용 대전대학교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
▲ 정현용 대전대학교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

WHO는 지난 5일(현지 시각) 국제보건규칙(IHR: International Health Regulations) 긴급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코로나19의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 선포를 해제한다고 하였다.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 : 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은 WHO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언으로 질병이 타 국가로 추가 전파될 수 있거나, 국제 사회의 공동 대응이 필요한 경우 해당한다.

WHO 긴급위원회는 전 세계 코로나19 위험도는 여전히 높지만, 첫째, 변이 심각성이 낮고 확진자 발생이 감소하는 점, 둘째,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행이 지속되더라도 예상치 못한 위험을 초래하진 않는 점, 셋째, 코로나19 환자 대응 및 기타 의료서비스 유지가 가능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때 코로나19를 비상사태가 아닌 장기적인 관리체계로 다뤄야 할 시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WHO는 회원국에 향후 코로나19 대응 역량을 유지하고 코로나19 백신을 인플루엔자 또는 기타 성인 접종 프로그램에 통합하며, 해외여행 관련 규제를 해제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임시 권고안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나라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1일 코로나19 관련 규제 해제를 선언하였다. 이것은 사실상 일상으로의 완전한 회복을 알리는 엔데믹(endemic: 풍토병으로 전환)을 선언한 것으로, 지난 2020년 1월 20일 코로나 확진자 첫 발생 후 3년 4개월 만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세계보건기구(WTO)가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를 해제한 점이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코로나19의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조정하고, 6월 1일부터 본격 적용한다. 그 내용으로 첫째, 기존에 코로나19 확진자는 7일의 격리 의무를 했지만, 6월부터 5일 권고로 전환한다. 둘째, 확진자의 격리 의무를 비롯해 입국 후 PCR(유전자증폭) 검사 권고가 해제된다. 셋째, 입원 병실이 있는 병원 이외 장소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된다. 다만 고위험군 등 취약계층 보호는 더욱 강화하고 코로나 관련 검사·치료 지원은 당분간 유지된다.

코로나19는 지난 2019년 말부터 전 세계에 유행이 시작되면서 인류를 공포에 떨게 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인 2021년 1월을 기준으로 WHO는 매주 1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사망했고 발표했지만, 지난달 24일에는 해당 수치가 약 3500명까지 떨어졌다. 지난 3년여 동안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모두 7억여 명에 달한다. 20세기 최악의 대유행으로 불리는 스페인 독감 감염자 5억 명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그 가운데 68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통계상으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에서만 1억 명이 넘는 확진자가 쏟아져 나왔고, 100만여 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또한 인도와 독일, 프랑스 등에서도 수천만 명의 확진자가 쏟아져 나왔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17일 0시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60%가 넘는 3146만 5107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고, 3만4634명이 사망했다.

WHO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133억 회분이 투여됐으며, 의료 관계자의 89%와 60세 이상 고령자의 82%가 1차 또는 2차 접종을 마쳤다고 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6일 오후 6시 기준으로 전체 인구 대비 코로나19 기초 접종률은 86.7%다. 연령 별로 12세 이상 94.3%, 18세 이상 96.9%, 60세 이상 96.7%가 접종을 마친 상태이다.

우리 주변을 바라보면 대부분의 일상이 코로나19 이전인 4년 전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많이 느낄 수 있다.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는 부분으로 사람들이 버스나 지하철 등을 탈 때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그리고 필자의 경우 강의실에서 마스크를 쓴 학생의 비율이 20% 정도로 많이 줄어들었다. 필자도 강의하는 중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쉬는 시간에 학생들과 면담하는 시간에만 마스크를 쓴다. 요즘도 강의 중에 강의실을 보면 기침하는 학생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기침하지 않는 학생이 마스크를 쓰는 경우가 더 많다. 마스크를 쓰고 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을 보면 자기 스스로 건강을 지키려는 모습이 보인다.

5월이 되면 초·중·고등학교나 대학은 많은 행사가 있다. 초·중·고등학생들은 4월에 중간고사를 마치고 5월에 학교 전체가 함께하는 체육대회와 현장 체험학습(필자의 학창 시절에 소풍이라고 했음)과 수학여행이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필자의 첫째가 다니는 고등학교는 5월 23일에서 26일까지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제주도 수학여행 일정이 잡혀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둘째는 5월 초에 천안 독립기념에 다녀왔고, 셋째는 공주 근처에 숲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현장 체험학습을 다녀왔다. 대학은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5월에 대동제라는 이름의 축제를 하는 대학도 있고, 단과대학 별로 체육대회를 하는 학교가 있다. 필자의 대학은 지난 첫째 주와 둘째 주에 단과대학 별로 체육대회를 했다. 축제는 10월 초에 할 예정이다.

WHO의 비상사태가 해제되고 대통령이 직접 엔데믹을 선언했지만,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끝난 것이 아니다. WHO의 사무총장은 비상사태의 종식 선언이 코로나19 위험의 종식을 뜻하는 것은 아니며, 상황에 따라 다시 비상사태가 선포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였다. 우리나라는 지난 16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만 3680명으로 5일 만에 다시 2만 명대로 올라왔다. 이 수치는 지난 1주일 전보다 2005명, 2주일 전보다는 7948명 늘어났고, 지난 1월 27일 이후 109일 만에 최대치이다. 전 세계 수천 명의 사람들이 여전히 집중 치료 병동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고, 코로나19는 3분마다 1명씩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 인류는 코로나19의 완전 종식을 위해 전 세계 곳곳에서 대유행과의 싸움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3년 4개월 동안 기나긴 코로나19의 대유행을 지나 일상으로 오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헌신이 있었다. 방역의 최전선에서 헌신해 주신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분들, 백신 치료제의 연구 개발, 생산에 노력을 기울인 보건 산업 종사자분들, 지자체 공무원, 그리고 보건당국의 노력에 힘입어 지금의 엔데믹 선언이 가능해졌다. 우리는 이분들의 헌신과 노력에 다시금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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