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한은혜 기자 = 대전지역 중소기업·자영업자들이 다가오는 여름을 앞두고 시름이 깊다.
전기요금 인상 결정으로 올 여름 ‘냉반비 폭탄’을 떠안게 되면서다. 가스·전기 사용량이 많은 지역 기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특히 전기 사용량이 많은 피시방과 헬스장, 24시간 스터디 카페 등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전기료 고민이 깊다.
아직 5월이지만 이미 대전 한낮 최고 기온은 30도를 넘어서며 여름이 빨리 찾아왔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달 16일부터 전기요금을 kWh당 8원(5.3%) 인상했다. 앞서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은 ㎾h당 13.1원 인상하며 올해분만 kWh당 총 21.1원이 올랐다. 도시가스 요금은 MJ 당 1.04원 인상했다.
대전 관저동에서 24시간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손님이 적을 땐 에어컨을 끄고 붐빌 때 다시 켜는 고육책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업장 특성상 쾌적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며 손님이 없을 때도 23도를 유지했었지만 올해는 다르다.
실내 헬스장도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대전 관평동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B씨는 “인터넷으로 블라인드를 주문했다. 헬스장이 통창이라 블라인드로 해를 조금 가리면 조금이나마 에어컨을 덜 틀수 있을 것 같아 주문했다”고 말했다.
직원을 줄이려는 자영업자도 적지 않다. 식당 업주 C 씨는 “날이 더 더워져 전기료를 못 아끼면 결국은 인건비라도 아껴서 고정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알바 대신 스마트 기계 도입을 알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제조업체 등 산업계 부담도 적지 않다. 공장 가동을 위해서는 전기와 가스없이 제조 설비 가동이 어려운데 산업용 가스요금은 지난해 말에 이어 이달 또 인상되며 2020년 대비 3배 증가했기 때문이다.
충청권 주력 수출업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수출 상황이 좋지 않은데다 전기료 인상은 부담스러운 소식이다. 자체적인 노력으로 비용 부담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원가 연동제 제품들의 가격 인상도 불가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기업과 자영업자를 위한 에너지 지원 제도 등 구제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기상청은 3년만에 한반도에 찾아오는 엘니뇨의 시작 시기가 앞당겨지며 올여름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