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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금오동 칼부림 사건, 피범벅된 10대 중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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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8.07 11:07
  • 기자명 By. 김미영 기자

의정부 금오동 칼부림 사건, 피범벅된 10대 중학생

보배드림 갈무리
보배드림 갈무리

경기 의정부 금오동에서 칼부림 오인 신고로 10대 중학생이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5일 오후 10시쯤 "의정부시 금오동 부용천에서 검정 후드티 입은 남자가 칼을 들고 뛰어다닌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즉시 인근 지구대 인력과 형사 당직 등 전 직원을 동원해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해당 남성 추적에 나섰다.

출동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복을 입은 형사들은 하천에서 검정 후드티를 입고 이어폰을 착용한 채 달리는 중학생인 10대 A군을 특정해 붙잡았다. 당시 A군은 하천가 인근 공원에서 축구하던 아이들을 구경했고, 다시 뛰려는 A군을 수상하게 여긴 아이들이 경찰에 신고했던 것이다.

진압 과정에서 A군은 성인인 형사들이 다짜고짜 잡으려고 하자 겁이 나 달아났고, 형사들도 A군이 도주한다고 생각해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달리던 A군이 넘어져 다쳤고, 또 진압과정에서 머리, 등, 팔, 다리에 상처를 입었다. 다친 A군을 본 부모는 경찰의 무리한 진압이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보배드림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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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군의 아버지 B씨는 온라인커뮤니티에 "칼부림 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한데, 우리 집에 이런 일이 있을 줄 꿈에도 몰랐다"면서 몸이 긁히고, 피멍이 든 아들의 사진을 게재했다.

B씨는 "매일같이 저녁 운동을 나가던 아들이 이날 아파트 옆 공원에서 축구를 하는 아이들을 구경하다 부용천으로 러닝을 뛰러 갔고, 이 모습을 본 축구 경기를 하던 아이들이 '칼을 들고 있는 사람이 뛰어갔다'고 신고를 한 것"이라며 "운동하고 돌아오던 아들이 사복경찰과 마주쳤고, 영문도 모르던 아이에게 사복경찰 2명이 신분도 소속 공지도 없이 다짜고짜 '너 이리 와'라며 아이를 붙들려 하자, 아이는 칼부림 사건으로 어수선하다는 얘기를 듣고 있던 터라 겁이 나 반대 방향으로 뛰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B씨는 "아들이 몇발짝 뛰다 계단에 넘어졌고, 영문도 모르고 어른 2명에게 강압적으로 제압당했다"며 "미란다 원칙 통보 등도 없었고, 아들은 이러다 죽을까 싶어 '살려달라', '나는 그냥 중학생이다' 소리를 질렀지만, 강압적으로 수갑을 채웠다"고 전했다.

이어 “아들의 전화에 영문도 모르고 지구대에 가보니 전신 찰과상에 멍이 들었고 피도 흘리고 있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또 B씨는 “아이는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충격이 심해 걱정이다. 고작 16살 중학생 남자아이가 집 앞에서 러닝하다 돌아오는 길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이에게 사과해달라고 했지만, 경찰들은 돌아가서 사건 확인이 먼저라는 핑계로 대답하지 않았다”면서 “응급실에서 치료받고 오니 온라인상에는 벌써 ‘의정부 금오동 칼부림 사건’이라는 자극적인 제목과 멀리서 찍힌 아들 사진이 돌아다니고 있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한 B씨는 "무고한 피해자들이 없도록 미리 검거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것에 저도 동의하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잘못된 신고로 무자비하고 강압적인 검거가 이뤄져 미성년자 피해자까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형사들이 검문을 위해 신분증을 꺼내려던 순간 A군이 도망을 가 넘어졌다. 한쪽은 제압하고 한쪽은 벗어나려는 그런 난감한 상황으로 벌어진 사고였다”며 “A군의 부모를 만나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대화할 예정이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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