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유수정 기자 = 대전 서구에 거주하는 최모(28)씨는 8월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고 적잖이 놀랐다. 전기세 걱정에 찜통 더위를 견디며 에어컨을 적게 틀었지만 지난해보다 두 배나 오른 것이다. 최씨는 “에어컨을 많이 틀지 않았는데도 많이 나오니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역대급 더위에 전력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냉방비 폭탄이 현실화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력거래소에서 측정한 전기 거래량이 약 5만 1000GWh로 잠정 집계되면서 역대 8월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앞서 한국전력이 국민 부담을 고려해 3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했지만 여름철 전력 사용 급증에 따라 냉방비 부담이 커진 것이다.
전기요금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오른 탓에 한시적 동결의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분기부터 연속 인상한 전기요금은 올 3분기까지 40.4원(kWh당) 올랐다. 이는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도 28.5원(kWh당) 상승하며 일년새 크게 늘었다.
한국전력은 오는 4분기 연료비조정단가(요금)를 3분기와 같은 5원(kWh당)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3분기에 동결됐던 전기요금은 4분기에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돼 연료비조정요금을 현행 유지해도 최종 전기요금을 조정할 수 있다.
현재 한전의 누적 적자가 48조에 달하고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역마진 구조가 여전해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추석 연휴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고,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국민 여론이 부정적인 만큼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