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가톨릭대학교 학생자치회(이하 자치회) 학생과 부제 50여 명은 지난 11일 학교 진리관에서 "너희가 지은 모든 죄악을 떨쳐 버리고, 새 마음과 새 영을 갖추어라."(에제 18,31)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윤석열 정권의 변화와 회개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자치회는 윤 정권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시대의 징표를 식별하고, 복음을 선포하는 그리스도의 예언직을 수행하는 것이며 그리스도인의 사회 참여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자치회 성명에 따르면 현재 윤 정권은 이태원 참사 이후부터 현재까지도 유가족을 외면하며 진심 어린 사과는 연이어 벌어진 오송 지하차도 참사, 폭우로 숨진 반지하 주택의 세 모녀에 대해서도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국가 지도자들은 생명의 가치를 옹호하고 증진하는 데에 특별한 책임이 있음에도 윤석열 정권은 이 책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본은 국제적 만류와 여러 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바다와 해양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는 핵 오염수 방류를 방관하고 있다며 어떤 정책 결정이 생태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우려가 있을 경우, 명백한 증거가 없어도 모든 관련 계획은 중단·수정되어야 함을 윤정권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통일부를 대북 적대 행위를 위한 부서로 축소·개편하며 대화가 아닌 '힘에 의한 평화'를 끊임없이 강조한다며 이러한 행위는 두려움과 불신으로 지탱되는, 거짓 안보에 기초한 안정과 평화 보장은 허구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가는 국민의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가 있는데 윤 정권은 경제적 논리를 앞세우며 인권 보호에 반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제3자 변제’ 방안이나 현재 예고된 노동 시간 연장 등과 같은 정책 안에서,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이들의 인권이 유린당할지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통치의 책무를 맡은 이들은 개인과 민족들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관심을 가지고 보살피도록 부름받았다"며 "탄압과 분열이 아닌, 소통과 대화의 정치를 통해 정의(正義)의 사회를 실현하라"고 윤석열 정권에게 호소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동안 예언자적 소명에 소홀했음을 겸허히 반성한다"며 "교회는 정의를 위한 투쟁에서 비켜서 있을 수 없고, 계속해서 이 땅에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기도와 관심, 그리고 행동으로 투신할 것"이라고 선언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