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고지은 기자 = 대전의 한 신협에서 강도 행각을 벌인 뒤 베트남으로 도주했다 붙잡힌 40대가 재판에 넘겨졌다.
대전지검 형사3부(조재철 부장검사)는 특수강도, 상습도박 등 혐의로 A씨(47)를 구속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약 2년 6개월 동안 4651차례에 걸쳐 인터넷 불법 도박을 벌였다. 도박에 사용된 자금은 40억원 상당이다.
별다른 직업이나 수입이 없었던 A씨는 그 과정에서 지인 등으로부터 수억원의 빚을 졌고 변제독촉을 당하자 청원경찰이 근무하지 않는 신협 지점을 노려 계획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A씨는 사업상 지게 된 빚 때문에 즉흥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으나 인터넷 도박 중독과 그로 인한 채무가 주된 범행 동기임을 확인했다"며 "국민의 일상을 위협하고 불안감을 조성하는 강력범죄 등에 대해서 앞으로도 엄정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A씨는 지난 8월 18일 오전 11시 58분쯤 서구 관저동 한 신협에 침입해 은행 직원을 흉기로 위협한 뒤 현금 약 3900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도주 과정에서 택시와 도보 등 이동수단을 번갈아 이용하고 옷을 수차례 갈아입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범행 사흘 만인 지난달 21일 A씨의 신원을 특정했지만, 그는 이미 전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베트남으로 출국한 뒤였다.
이에 경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하는 한편 현지 경찰과 공조해 A씨를 추적했다.
그러나 A씨가 현지에서 휴대전화 전원을 꺼놓은 데다 생활 반경 및 흔적을 드러내지 않아 검거에 난항을 겪었고 결국 지난 7일 본청과 협의해 공개 수배를 결정, 8일 베트남 현지 공안에 수배를 요청했다.
경찰은 공안의 동의를 받은 즉시 수배 전단을 현지 한인교민회 등에 배포했으며, 그로부터 이틀 만인 10일 그를 목격했다는 현지 교민의 제보를 받아 3시간 30분만에 A씨를 한 호텔 카지노에서 긴급체포했다.
검거 당시 A씨는 한화 200만원 상당의 카지노 칩을 가지고 있었으며, 훔친 돈은 대부분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