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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전통의 계승과 발전

이윤아 국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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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10.30 09:15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윤아 국악인
바흐, 헨델, 베토벤, 모차르트,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은 필자가 방금 나열한 이름 중 모르는 이름이 있는가? 이번에는 반대로 질문을 해보겠다.

권삼득, 염계달, 송흥록, 모흥갑 혹시 아는 이름이 있는가?

예상하건대 앞서 나열된 서양의 음악가 바흐, 헨델, 베토벤, 모차르트 보다 생소하게 느끼는 분들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필자가 뒤이어 나열한 이름은 조선시대 명창이라 불리던 분들 중 네 분의 이름이다.

단순한 음악가가 아닌 올 라운드 플레이어 즉, 만능인이었다.

머릿속으로 음률과 가사를 외워 연기와 발림(몸짓)을 더한 소리로 청중에게 감동을 주고 개성적인 창법을 개발하고 새로운 장단을 만들어낸 분들이다.

이 분들의 노력으로 평민층뿐만 아니라 중인층, 양반층까지 판소리 향유층으로 포섭하는 예술로 거듭나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조선시대 최고의 드라마, 영화, 뮤지컬의 주인공이었던 이 분들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으리라 예상된다.

하지만 지금의 대한민국 사람 중 국악 관련 전공자들을 제외하고 몇 명이나 이 분들의 이름을 기억할까?

필자 또한 국악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그들의 이름은 평생 몰랐을 것이다.

단순히 서양음악가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처럼 우리의 국악 명인들의 이름을 기억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이름을 기억한다는 것은 음악을 기억한다는 것과 같다.

또 그 시대를 기억하고 선조들이 어렵게 지켜온 문화를 기억한다는 것이다.

국악이란 이름을 더 많은 분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의 의미이다.

필자의 마음처럼 국악인들의 마음도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유인즉 다양한 시도로 국악을 알리고 지키기 위한 국악인들의 노력이 곳곳에서 보이기 때문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함께 변화하는 국악의 모습을 찾아보면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본래 전통의 국악은 전통국악기와 연주자만이 무대에 서서 연주와 소리를 들려주곤 했다.

지금은 서양악기뿐 아니라 미디 음악을 사용한 곡들을 접목시킨 음악이 나온 지 꽤 오래되었다.

전통 무용뿐 아니라 방송댄스, 힙합, 락킹등 춤을 더해 극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보는 재미를 주기도 하고 국악 연주자 같은 경우 기존의 주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주법을 개발하여 새로운 소리를 찾아 전달한다.

영상을 직접 제작하여 전통 국악을 보여주기도 하며 외국어로 국악을 소개하여 세계적으로 국악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한다.

대중가요 혹은 해외 곡을 국악 선율로 연주하거나 부르기도 하고 국내 해외 할 것 없이 전통과 창작공연을 통해 국악의 매력을 알리기도 한다.

또, 국악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창작곡 또는 전통곡을 앨범으로 발매하며 국악의 다양성을 소개한다.

국악 관련 프로그램의 모습도 많이 바뀌었다.

전통뿐 아니라 창작활동을 하는 국악 아티스트부터 명인 선생님들의 모습을 담아 창작과 전통을 구분 짓지 않고 국악의 다양성을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하고 있으니 알아달라며 대중들에게 강요할 수는 없다.

음악은 하나의 언어와 같기 때문에 말이 통해야지만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고 비로소 마음을 통해 전달이 된다.

우리 것이라고 구걸할 수는 더더욱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한다.

국악을 즐겨 하고 찾는 분들이 많이 생기고 있어 희망이 보인다.

방송매체에서도 국악을 전공하거나, 전공했던 분들의 활약을 볼 수 있고 각종 프로그램, 광고 등에서 국악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길을 걸으며 커피숍이나 길거리 매장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관공서에 전화를 걸 때마다, 우리 아이들의 교과서에 우리의 것을 알리는 페이지가 늘어나고 음원사이트의 인기곡 순위, 유튜브 인기가 급상승하는 동영상 등에서 자연스럽게 국악이 스며있기를 바라며 우리의 삶과 생활에서 위로받고 웃으며 소비하는 문화 콘텐츠로 계승 발전되길 필자는 소망한다.

그런 날이 오게 되면 국악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생기게 될 것이고 그 다음은 이 음악이 있기까지 국악을 지켜왔던 분들의 이름이 궁금해지기도 할 것이며 그 다음은 우리가 익숙하게 느끼는 서양음악가들의 이름처럼 국악 명인의 이름이 익숙해질 그날이 오지 않을까. 더 나아가 세계 나라 곳곳에서 수많은 국악 명인들의 이름을 뉴스에서 교과서에서 공연장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날이 오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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