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질문 첫날인 25일 김권한 의원이 “통합관제센터 직원 급여가 공주시 생활임금에 못 미치는 액수”라고 문제 삼자 답변석에 나온 A과장은 김 의원 계산이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이 계산기를 두드리며 “맞지 않느냐”고 추궁하자 A과장은 “시 방식에 문제 될 게 없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면서 ‘검토 후 보고’ 등의 정무적 답변조차 거부한 채 10여 분간 일수불퇴의 태도 속에 한치의 양보 없이 버텼다.
계속된 두 사람의 공방은 김 의원이 근로기준법에 적시된 사항이라며 계속 위반하면 최원철 시장을 고발하겠다고 경고한 뒤에야 정리됐다. A과장은 “임금구조를 짤 때 참여하지 않아 잘 몰랐다”고 한 발 뺐다.
이틀째인 26일 이용성 의원이 옥룡동 침수사태 관련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A과장의 답변 태도는 더욱 거칠었다.
재난수습 장비 현황을 물어보는 질문에 A과장은 ‘잘 모른다’ 는 답을 쉽게 내놨고, 자연재해 저감 종합계획 재수립을 현재까지 완성하지 못한 이유를 따지자 ‘사전 질문지를 주지 않고 왜 지금 물어보느냐’고 응대했다.
이 의원이 “질문지 책자에 실렸다”며 내용도 안 읽어보고 답변하러 나왔냐는 취지로 되묻자 A과장은 “잘 몰라서 말하기 어렵다”고 회피했다.
답변에서 책임감이 보이지 않는다고 본 이의원은 어이없다는 표정과 함께 한숨을 내 쉬었다.
참다못한 이의원은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하는 부서 과장이 그걸 모른다니, 시민들이 개탄스러워 할 것”이라고 쏘아 붙였다.
행안부와 충남도에서 지시한 공동주택 및 재해 취약주택 침수방지시설 현황도 A과장은 “그때 현재의 부서에 근무하지 않아서 잘 모른다”고 변명했다.
이 의원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답변서에는 왜 ‘이상 없음’으로 보고했나. 그리고 지금에 와서 면피성 발언에 모르쇠로 일관하나”라며 팩폭을 가했다. 이어“과장이 그러면 시민들은 누구한테 물어야 하나”라며 거듭 맹공을 퍼부었다.
반대쪽에서 A과장의 답변 태도를 바라보던 최원철 시장의 표정에서도 당혹감이 역력해 보였다.
이 의원이 수해 때 안전관리위원회와 민간협력위원회가 소집되지 않은 이유를 캐묻자 A과장은 또 “갑작스런 상황이라 연락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재난이 예고하고 발생하냐”라고 직격했다.
옥룡동 침수 당시 구조활동이 늦어진 이유를 묻는 질문에도 A과장이 ‘다른 곳 대처하느라’고 답하자 이 의원은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자꾸 면피성 발언만 하는가”라며 ‘개탄스럽다’는 표현을 다시 썼다.
시정질문 11명 중 5명의 의원이 거론했을 만큼 심각하고 민감한 옥룡동 침수사고에 대한 A과장의 이날 답변 태도는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 재선 의원은 “시정질문은 ‘시민이 묻는’ 시간인데 A공무원은 답변 대신 싸움하는 것으로 보였다”며 “의정활동 5년동안 이런 공무원은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