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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농도 미세먼지의 백신, 계절관리제

조희송 금강유역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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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11.30 00:42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조희송 금강유역환경청장
독감의 유행세가 심상치 않다. 특히 학교나 학원 등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아동·청소년을 중심으로 본격 유행이 시작됐다. 보건당국에서는 예방접종에 참여하고 올바른 손씻기 등 호흡기감염병 예방수칙을 잘 지켜줄 것을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독감에 대항하는 무기가 백신인 셈이다.

겨울철이 되면 독감과 함께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미세먼지이다. 특히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미세먼지 고농도 현상이 빈번히 발생한다. 난방 등으로 인한 미세먼지 배출량 증가와 더불어 대기 정체나 서풍계열의 바람 등으로 고농도 발생에 유리한 기상조건이 자주 형성되기 때문이다.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잦은 이 기간에 정부에서는 국민건강 보호를 위해 평상시보다 강화된 미세먼지 배출 저감 조치를 시행해 미세먼지 발생빈도와 강도를 줄여 나가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바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이다.

2019년 12월에 처음으로 시행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올해로 5차를 맞게 되었다. 이 제도가 특별한 이유는 국민 제안으로 시작된 상향식 정책이라는 점이다. 2019년 4월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로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출범하면서 500여 명의 정책참여단이 발족했고, 그 활동의 결과물 중 하나가 바로 계절관리제이다. 국민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과 고통도 분담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제도 안에 녹아져 있기에 지금까지 순탄하게 추진되어 온 듯하다. 그간의 친환경 차량 구매, 공회전 금지, 가정용 저녹스 보일러 설치 등 개개인의 노력과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 친환경 연료전환 등 대기오염을 줄이려는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이다.

계절관리제를 시행하면 과연 어떤 효과가 있는 걸까? 계절관리제 시행 이전 33.4㎍/㎥이던 전국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차 기간 중 24.4㎍/㎥로 급격히 낮아졌고 2~4차 기간에도 23.2~24.6㎍/㎥의 농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좋음일수(15㎍/㎥ 이하)는 계절제 시행 이전 13일에서 제4차 기간 중에는 31일로 증가하였고, 나쁨일수(35㎍/㎥ 초과)는 35일에서 20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계절관리제 기간에 어떤 정책을 추진하기에 이런 저감 효과가 나타나는 것일까? 우선 대형사업장에 대해서는 대기오염물질 자발적 감축을 유도하고, 석탄발전소는 가동을 줄여 미세먼지 다량 배출사업장 관리를 한층 강화한다. 수도권 및 6대 특·광역시(대전·세종 ‘23.12월 시행)에서는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을 제한하고 비상저감조치 시에는 공공기관 차량에 대한 2부제도 추진한다. 건설공사장의 날림먼지 억제조치 강화와 노후 건설기계 사용도 제한하며, 도로청소차 운행을 추가 실시하고 불법소각 감시·단속도 강화한다. 또한, 국민들의 건강피해 예방과 정책동참을 촉구하기 위해 다양한 홍보와 캠페인 등도 실시한다.

이런 정책 추진으로 고농도 미세먼지에 대한 염려는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 결코 그렇지 않다. 작년 4차 계절관리제 기간 중에도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으로 충청권역에 4차례의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었다. 다양한 정책효과로 오염물질 배출량이 감소하더라도 대기정체일수 증가 등 불리한 기상여건은 언제든 형성될 수 있고 국외 영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대중교통 이용하기, 가까운 거리는 걷기,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적정 실내온도(18~20℃) 유지하기, 불법소각행위 신고하기 등 일상 속 미세먼지 줄이기 실천활동이 필요한 이유다. 아울러, 개인 건강관리에도 유의하여야 한다. 평소 미세먼지 예·경보 상황을 확인하고 고농도 시에는 외출이나 격렬한 야외활동은 자제하는 한편 부득이 외출할 경우에는 보건마스크를 바르게 착용해 미세먼지로부터 자신의 건강을 지킬 수 있어야겠다. 고농도 미세먼지 최고의 백신, 계절관리제를 통해 건강한 겨울을 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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