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법 형사11부(최석진 부장판사)는 25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18)양에게 소년법상 법정 최고형인 장기 15년·단기 7년을 선고했다. 검찰 구형량과 동일하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 직후 자수했으나 피해자의 친언니에게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연락한 점,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버리고 아이패드 내 대화내역을 초기화한 점을 고려하면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반성문을 제출했지만 여전히 다른 이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고 다른 이의 감정과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대로 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피고인의 가족이 상당한 금액을 공탁했지만 유족들은 수령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검찰이 청구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과 보호관찰 명령은 재범 우려가 높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한편, A양은 지난해 7월 12일 낮 12시경 대전 서구에 있는 친구 B양의 집에서 B양을 때리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평소 친분이 있었던 사이로, A양은 범행 당일 B양의 물건을 돌려준다는 취지로 집에 찾아가 말다툼 끝에 범행을 저질렀다. A양은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실패했고 오후 2시쯤 경찰에 자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A양은 2년 전부터 B양에게 폭언과 폭력을 일삼아 학폭심의위원회에 회부됐고, 지난해 7월 반 분리 조치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올해 3월부터 A양이 연락해 다시 만나게 됐으나 B양이 연락이 늦거나 대답하지 않으면 수차례 메시지를 보내는 등 과도한 집착을 보여 B양은 결국 A양에게 절교를 선언했다. 이에 A양은 B양에게 '죽일거야'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