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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내내 놀토가 버겁기만 하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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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2.02.19 18:48
  • 기자명 By. 충청신문

내 달 새 학기부터 전국 초, 중, 고교에 주5일 수업제가 실시된다. 주5일 수업제가 시행되면 수업일수가 기존의 205일 내외에서 190일 이상으로 새로이 조정이 된다. 지난해까지 격주로 있던 ‘놀토’(토요 휴업일)가 매주 이어지게 된다.

그렇치 않아도 한 달에 두 번 돌아오는 ‘놀토’도 버거운데 추가로 두 번 더 쉰다니 난감해하는 학부모도 많다.

주5일 수업제 전면 개시는 학생과 학부모의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토요일이 휴일로 바뀌면 학부모들은 당장 매주 토요일마다 아이와 무엇을 할지가 큰 고민이다.

토요일마다 학원에 자녀를 보낼 수도 없고 학부모로서는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토요일 출근하는 직장인 학부모라면 혼자 있을 아이 때문에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주5일 수업제 전면 도입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교육 당국에서 다양한 놀토 프로그램을 마련한다지만 그나마도 불안하다.

물론 서구 국가에서는 주 5일제 수업이 실시된지 오래여 정착이 됐다고 한다. 중국도 1995년, 일본도 2002년에 실시했기에 우리도 흐름에 가세해 주 5일제 수업을 피할 수 없는 대세다. 그런 덕분에 여행, 레저 업계는 주말을 겨냥한 상품을 내놓고 있고 학원가도 주말 특별반을 꾸리는 등 반색하고 나섯다.

정부도 토요휴업일 방과후 프로그램을 진행해 스포츠 강습, 스포츠리그 등 토요 스포츠데이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얼마만큼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확실한 것은 매주 놀토가 되면 가계 소비가 전보다 늘어날 것은 뻔하다.

때문에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어려운 경제 사정 탓에 주말에 쉬는 학부모들이 가족 여행 등을 꿈꾸기란 그리 쉽지않고 오히려 사교육비가 늘어날까 걱정이 태산 같다. 특히 주말에도 일을 해야 하는 저소득층과 맞벌이 가정은 보육 문제부터 당장 해결해야 할 처지다.

이처럼 매주 놀토가 시행되면 분명히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때문에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계층의 자녀에 비해 여유가 없는 아이들에게는 학력도 크게 떨어 질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교사들도 근무일수가 줄어들면 교원들의 경조사 및 특별휴가도 단축될 수 밖에 없다.

뭐든지 새로 시작하면 장단점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걱정되는건 주말을 타겟한 사교육열풍이 불 것이고 부모들은 그 열품에 맞추느라 더 허리가 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지경인데도 학교의 준비 상태는 엉성하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전면 주 5일제 수업 시행을 발표한 건 지난해였다.

그런데 대다수 공립학교는 아직 어느 학생이 토요일 돌봄 서비스를 받아야 할지 정확한 조사마저 실시하지 못한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주 5일 수업이 교사를 위한 것인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학교와 지자체가 우선 해야 할 일은 토요 프로그램을 대폭 확충하는 것이다.

이왕 실시하는 주5일 수업제가 나 홀로 방치된 아이가 없게 하기 위해서 놀토가 오히려 잠재력과 소질을 살릴 수 있는 여유로운 기회가 되도록 온 사회가 나서야 할 줄 안다.

임명섭/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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