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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른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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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2.02.20 19:59
  • 기자명 By. 충청신문

바늘구멍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황소바람이라더니 창틈으로 기어들어 오는 바람이 어깨를 움츠리게 하는 오후다.

컴퓨터 앞에 앉으며 습관적으로 스트레오를 켠다. 잔잔히 흐르는 음악. 낯익은 노래. 같은 노래를 그는 아주 색다르게 소화한다. 옷도 그는 뭔가 모르게 다르게 입는다. 하물며 머플러도 정상적으로 두르는 예가 없다 한쪽어깨에 걸쳐 흘러내리게 하는가 하면 넥타이도 상위 주머니에 그냥 꾸깃꾸깃 쑤셔 넣는 일도 비일비재다. 어떤 때 보면 그의 패션은 영락없이 몇 십 년을 되돌려 생각해야 이해가 가는 때도 있다. 약간 더듬거리는 그의 화법 또한 우스꽝스럽지만 언제나 명쾌한 언어가 숨어 있어 화술 또한 매력적이다.

외모는 거울로 보고 마음은 술로 본다지만 외모 또한 어디 한군데 출중한 데라곤 없어 보인다. 꼭 질그릇 같다. 그럼에도 꾸준한 인기를 유지 하는 데는 묘한 그만의 내적 매력이 아닐까 한다. 마치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아 사회자들은 긴장하지만, 세련미와 독특한 개성 넘치는 사고는 그만의 또 다른 매력이다.

온 집안을 휘감고 호소력 짙은 음색이 가슴을 파고드는 가수, 바로 조영남이다. 학창시절부터 대표곡도 별로 없는 가수 조영남의 광적인 펜이었다. 음반가계에서 “제비”가 흘러나오면 끝이 날 때까지 다 듣고도 아쉽게 발을 돌렸다. 지금도 그가 나오는 프로가 있다면 남이 뭐라 건 무조건 반 강제적으로 채널고정이다.

하루 24시간을 쪼개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 틀에 박힌 일상을 로봇처럼 살아가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우리네 현실이다. 그래서 조금 덜 한 외모 소탈해 보이고 개성 있는 의상은 꽉 조여진 우리의 현실에서 언제나 느긋함과 편안함을 주는 그가 이시대의 주인공이 아닐까 한다.

멋이란 개성이다. 소탈한 외모 이면엔 사랑이 그득한 조영남은 늘 자식들의 생일을 기억하는 의미가 새겨진 잠바를 입는다.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쉽게 할 수 없고 혹여 따라 해도 어설프고 서툴다.

그처럼 개혁 없는 발전은 없다. 옛 선조들은 한 우물을 파야 성공한다고 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문명이 발전함으로써 트랜드도 무한으로 변한다.

세상에는 개혁이 두려워 언제나 틀에 박힌 일정한 태도로 독창성을 잃은 매너리즘에 젖어서 그 모양 그 꼴로 지내는 이들도 있다. 이제는 한우물만 파면 안 된다. 융합, 복합시대다 불합리한 것을 뜯어고치고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해야 한다. 타성에 머물지 말고 현재 보다 진취적인 미래를 지향해야 하는 것처럼.

밋밋한 일상이라면 도전도 없다. 자신이 지향하고 있는 목표에 모방하던 풍조를 깨뜨리고 그처럼 독창적인 매력에 도전하는 거다.

아르바이트 전문 구인구직 포탈 알바몬은 최근 대학생 대상으로 ‘외모 경쟁력’을 주제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학생 부분이 “외모도 경쟁력이란 말에 동의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외모 그것만이 전부는 아닐 게다. 외모지상주위라 하지만 조금 못났다 해도 정이 넘쳐 사람들을 편하게 하는 특질이 있는 것. 그것이 사람의 냄새가 나는 삶이 아닐까?

조영남. 때론 엇박자로 구성지고 독창적이 가창력 그리고 그만의 제스처 또한 시선을 압도 한다. 그만의 매력이다.

예술은 어떤 법칙이 있는 것도 아니요 정답도 오답도 없는 것이다. 출발점이 서로 다른 우리네 삶이지만 목적은 다 같지 않은가.

아침 햇살은 부드럽지만 저녁 빛은 더 강하고 긴 그림자를 만들어 주는 것처럼. 일상의 틀을 부수고 우린 유행을 따라가지 말고 엇박자처럼 창조해 보는 것이 어떨까.

임현택/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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