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도 하지 않고 취업준비도 하지 않는 무위도식하는 사람이 200만명을 넘어섰다. 통계청 고용동향 조사 결과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냥 쉬었음’으로 답한 비경제활동인구가 201만50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더 심각한 것은 20대 전체 인구 가운데 ‘쉬었음’으로 답한 인구가 무려 5.4%를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이같이 답한 젊은이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1.2%나 증가해 충격을 더해 줬다. 그런데 ‘쉬었음’으로 답한 사람들은 큰 병이나 장애가 없으면서 퇴직 등의 사유로 노는 상태인 비취업자를 의미한다. 이들은 건강해 일하기에 충분한데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빈둥빈둥 놀고 먹는 ‘백수’를 말한다.
이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3555만명의 4.5%가 일할 의욕이 없고 교육, 훈련도 받지 않는 이른바 ‘니트(NEET)족’이라는 것이다. 선진국과 일본에는 이런 일하지 않는 청년층의 ‘니트족’이 많다. 이들은 노동력 손실로 이어져 나라 경제의 활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하고 있다.
이처럼 일 할수 있는 사람이 경제활동을 해 본 경험이 없다는 것은 앞으로 노동시장에서 배제돼 놀고먹는 기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도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사람들 가운데 특히 20대의 니트족이 5.4%에 달한다니 부모에게 기대 사는 ‘캥거루족’이 늘어나는 조짐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걱정이다.
때문에 놀고 먹는 백수가 많으면 그만큼 우리 경제에는 손해다. 더욱이 20대의 젊은 세대 100명 중 5명이 ‘쉬었음’으로 답한 것은 백수로 지낸다는 것이여 큰 문제다. 일본은 우리보다 인구가 몇 배나 많은 것을 고려할 때 우리의 니트족 급증은 가공할 만한 폭발력을 지닌 사회적 현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니트족의 증가는 일자리 부족 탓이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은 생각지 않고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금융회사 등과 같은 좋은 일자리만을 선호하는 한 니트족의 백수 탈출은 요원할 것이다. 때문에 니트족은 노동시장에 진입할 시기를 놓쳐 경제활동을 아예 단념하는 인구로 볼 수 밖에 없다.
일하지 않고 쉬는 인구 증가는 고령화 진전에 따른 시대적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진학률이 80%를 넘고 남자의 경우 군복무를 마쳐야 하는 우리 상황을 감안하면 ‘놀고먹자’로 허송하는 니트족으로 모두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많은 젊은이들이 일할 의욕을 잃고 차츰 ‘니트족화’돼 가고 있는 현실을 예사롭게 봐서는 안 된다. 괜찮은 직장만을 고집할 게 아니라 능력과 근로조건이 맞는 일자리를 찾아 나서야 한다. 그러려면 인식을 바꾸고 눈높이를 낮춰야 니트족에서 벗어날 수 있다.
열심히 일해야 할 시기에 그 의욕을 상실하고 있는 것은 국가 경제를 흔들어 놓을 중대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우리의 니트족 증가는 힘든 일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에게도 문제는 있다. 고용시장 여건의 악화로 일자리를 구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현실이 따라 주지 않는 것도 적지 않게 좌절할 수 있다.
때문에 교육기관과 기업, 정부 등이 힘을 모아 젊은이들이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알맞는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데 온힘을 기울여야 한다.
임명섭/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