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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용 탈당 성공한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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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7.03.21 18:54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대선을 겨냥해 당을 바꾼 경우 지금까지 국민의 지지를 받은 적이 없었다. 이번 대선에도 예외없이 한나라당 대선 예비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끝내 자기를 키워 준 당을 박차고 나갔다.

그는 한라라당에 머물면서 14년간 승승장구로 국회의원과 장관, 도지사까지 지낸 것은 한나라당을 배경으로 삼아왔기 때문에 가능했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탈당을 하는 마당에 “군정의 잔당들과 개발독재 시대의 잔재들이 버젓이 주인행세를 하고 있다”고 내뱉었다니 그동안 정치 양심에 믿음이 가지 않는다.

탈당을 하면서 자기가 몸 담았던 당의 유력한 대통령 후보중 한사람으로 이름이 올랐던 당을 이렇게까지 짓밟으며 떠나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논리적 설득력을 찾을 수가 없다. 그의 탈당이 한국 민주주의를 진보시킬 결단인지 아니면 수십년을 후퇴시킬 퇴행적인 것이냐는 두고 볼 일이다.

당을 탈당한 그는 정치를 하면서 그동안 그는 “내가 강자가 될 것인데 왜 당을 나가느냐”, “한나라당을 꿋꿋이 지켜온 주인이며 기둥이다”, “탈당 이야기만 물어보는 것이 넌덜머리가 난다”고 얼마전 까지 탈당 불가론을 호언해 왔는데 결과적으로 모두 거짓말이 되고 말았다.


손 전 지사의 탈당에 대해 열린우리당과 통합신당모임, 민주당은 ‘용기있는 결단’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며 반면 한나라당은 못마땅한 표정이다. 민주노동당은 ‘정치 철새의 도박’으로까지 비하하는 등 정당의 평가가 서로 엇갈렸다.
또 노무현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손 전지사의 탈당을 보고 “경선에 불리하다고 탈당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원칙을 파괴하고 반칙하는 사람은 진보든 보수든 관계없이 정치인의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보따리 장수같이 정치를 해서야 나라가 되겠느냐”고 강도 높은 비난도 했다.
정당은 정치적 이념과 지향점이 비슷한 정치인들의 집합체이며, 특히 민주국가에서 정당은 대의정치의 바탕이기도 하다. 따라서 정당 정치는 한 나라의 정치문화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에 정치 선진국일수록 정당 정치의 기반이 확고하다. 그렇기에 정치인들이 정당을 선택하는데는 자유이자 권리지만 탈당이나 창당은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다.

손 전 지사의 한나라당 탈당은 안타깝고 우리 정치문화의 후진성을 다시 한번 보여준 셈이 됐다. 당내 경선에서 불리하다고 대선을 겨냥한 새로운 정치세력 규합에 나선 것은 그야말로 이율배반적인 태도라 아니할 수 없다.
어느 당 후보에 나선 사람이든 끝까지 당당하게 경선을 치르든지, 힘에 부치면 깨끗하게 물러나는 게 도리지 이런 식으로 당에 침을 뱉고 판을 뒤집는 것은 비겁하다. 언제까지 이 같은 대선의 풍토가 이어질지 걱정이다.

그러기에 우리의 정치 사상 ‘대선용 탈당’의 경우 국민의 지지를 받은 적이 없다. 여당인 민자당 대선후보였던 이종찬 전 의원은 김영삼 후보에게 밀리자 경선 불참을 선언하고 탈당한 뒤 새한국당을 창당했지만 국민은 그를 외면했다.

또 신한국당 경선 결과에 불복했던 이인제 의원도 탈당 이후 국민신당을 창당해 대선에 도전했지만 그 역시 참담하게 실패하고 말았다. 손 전 지사라고 해서 예외가 아닐 수는 없을런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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