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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젊은이에게 꿈과 희망을 줍시다”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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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2.05.30 19:49
  • 기자명 By. 윤용태 기자

한 가족 세 지붕의 단장을 끊는 슬픈 가족사와 함께 한 젊은이의 애절한 가족애를 사회에 던져 보고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대인들에게 참사랑의 의미와 작은 나눔의 도움을 호소하려 한다.

정현씨(남·33)의 사연은 이렇다.

정씨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김 모씨·세)는 슬하에 5남매를 두었는데 할아버지는 태어나기 전 사망했고 할머니는 현재 부여의 모 요양원에 있고, 큰고모는 뇌졸증으로 병원에 입원중에 있으며 큰아버지는 태어나기 전 작고했고 막내고모도 10살 때 별세했고 막내삼촌(정씨·54)은 현재 집에서 거주하고 있다. 이어 아버지는 9살 때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얼굴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사실상 할머니는 고령으로 경제활동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부여 모 요양병원에 입원중에 있으며 막내 삼촌은 지적장애로 인해 경제활동이 전무한 상황에서 생활보호대상자로 조그마한 혜택속에 살아가고 있다.

어려서부터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할머니 밑에서 성장한 정씨는 강근지친(强近之親) 없이 층층시하로 실질적인 가족부양을 전담하고 있는 셈이다.

정 씨는 어려서 아버지와 사별하고 어머니와 알 수 없는 사조별을 겪으면서 할머니 밑에서 성장했다. 초등학교, 중학교는 부여에서 다녔으나, 고등학교는 형편이 어려워 일하면서 검정고시를 치렀다.

몇년전에는 차를 살 여유가 없던 정씨는 대전에서 택시업에 종사하며 대전과 부여를 오가며 생업과 집안일을 겸해 부양의 책무를 다하려했지만, 이 역시 식소사번(食少事煩)의 결과만 초래해 그만 두고 현재는 서울 모 용역업체에서 박봉을 받고 부여에 있는 할머니와 막내삼촌을 생각하며 열심히 살고 있다.

얼마전 막내삼촌이 병원에 입원했는데 할머니가 막내삼촌을 몹시 그리운 노우지독지애(老牛舐犢之愛)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퇴원시켜 현재의 집에 주거해 지근의 요양병원에 있는 할머니는 가끔 얼굴도 보고 목소리도 듣게 돼 불안감을 해소했다.

정씨가 제일 걱정스런 부분은 집의 형편이다.

집안은 으깨진 연탄, 갈기갈기 찢어진 옷가지, 부서진 밥상이 혼효돼 널브러져 있고, 세탁기는 한 귀퉁이에 방치돼 있고, 낡은 싱크대는 언제 사용했는지 먼지가 대변하고, 가스레인지와 연탄보일러는 녹이 오랜 세월과 허술한 관리를 말해주고 있다. 뒤에 창고로 보이는 건물은 지붕이 낡아 파손돼 있어 비, 눈이 오면 그대로 내부로 들어올 태세다.

또한 집의 지대가 낮아 빗물이 집안으로 들어와 가옥 전체가 붕괴의 위험에 노출돼 있어 막내삼촌의 생사까지 위협해 정씨의 마음속은 타 들어 간다. 그렇다고 박봉의 처지에 자신의 앞길조차 헤쳐가기 어려운 판국에 집을 보수한다거나 새로 짓는다는 것은 꿈에 불과한 현실이다.

언제 붕괴될지 모를 현재의 집은 보수로도 힘든 상황이므로 막내삼촌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작은 집 하나가 정씨의 소박한 꿈이다.

이제 정씨에게 마지막 남은 희망은 사회의 따뜻한 관심이다.

적우침주(積羽沈舟)의 사회적 힘을 정씨에게 보내준다면 한 젊은이의 앞길을 밝혀 주고 나아가 사회 공동체적 웃음꽃을 피우리라 본다.

윤용태(부여주재) yyt690108@dailyc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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