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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선거와 출마 사이에는 무엇이 있는가?

“우리 사회공동체의 구성원이 진정으로 인간다운 기본적인 삶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하는 축제로서의 지방선거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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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2.05 17:5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한 진 걸 전 대전시 서구의원

설날의 설레임과 입춘의 희망을 잠시라도 맛보며, 씩씩하게 일상으로의 복귀를 시작한 이 땅의 건강한 시민들에게 그토록 재미없는 정치 이야기를 건네야 하는가, 망설였지만, 여전히 우리네 삶의 일부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생활과 직결될 수 밖에 없겠기에, 또한 유권자의 권리를 직접 표현하는 동시에 그로 인한 변화의 가능성을 확신하기에 짧은 생각을 나누고자 한다.

출마의 계절이 시작되고 여기저기 가득한 출사표를 읽다보면 그 비장함에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시도지사와 교육감후보들은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본격적인 득표활동에 들어갔으며 이제 보름후면 지방의원에 뜻을 둔 후보군들 또한 이 대열에 합류할 것이다.

정치평론가들은 선거를 곧잘 전쟁에 비유하고 있다. 이미 용어자체가 전쟁터에 나가기 위해 말을 타고(출마) 대표장수(후보)가 주군께 올리는 글(출사표)을 남김이 그러하기 때문일까? 또는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여전히 원숭이지만 사람은 선거에 떨어지면 사람이 아니다”는 누군가의 자조섞인 표현이 공감을 얻은 연유일까? 풀뿌리 지방자치의 꽃이라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모 아니면 도’라는 극단의 표현을 동원하며 동전의 앞뒷면을 들면서 선거에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기세로 덤비는 후보들에게 “동전에는 옆면도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다.

선거에 떨어지면 패가망신이기에 전쟁에 임하는 각오로 선거에 임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후보자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우선함은 왜 출마하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어떠한 자리에 오를 것인가에 앞서 어떠한 일을 할 것인가를 자문자답하면 어떠한 선거에 임할 것인가의 답이 도출되는 것이고 설령 당선되지 못한다 해도 여전히 그 일을 위한 역할을 나름대로는 조금이라도 수행할 형편은 될것이고 그것이 쌓이면 다음을 기약함이 보다 수월해질 것이다.

TV토론에 자주 임하여 명논객으로 유명세를 떨치던 이가 정의한 정치에 대한 촌평이 여전히 뇌리에 남아있다. “정치란 야수의 탐욕과 싸우기 위해 짐승의 비천함을 겪으면서도 성인의 고귀함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현실정치에 대한 통찰로부터 나온 정의에 공감하는 바가 컸다. 특히 성인의 고귀함에 주목하자면 그 울림이 상당하다.

선거에 임하여 후보등록을 하기까지의 고충이 얼마나 크며, 그 준비에 들인 정성은 또 얼마일지를 가늠하지 못하더라도 또 남은 선거운동 기간에 쏟을 노력이 얼마나 비장한지 상상도 못할 정도로 크다 할지라도 궁극에 있어서의 종착지는 당선의 영광에 있음이 아니라 大公 復務의 기회를 얻음에 감사함이고 임기내내 초심을 잃지 않음이란 정치학개론에 보이는 원론이 여전히 옳다고 믿는 후보들이 많아졌으면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넘어 혐오와 환멸을 보내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이킬 유일한 방법은 선거가 재미있어야 하고, 그 결과가 즐거워야 할 것이다.

그 전제는 오랜 고민과 각오의 준비 끝에 명확한 비젼을 제시하는 훌륭한 후보들이 너무도 많아 누구를 선택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는 유권자들이 늘어감에 있을 것이다.

연초에 드렸던 “당신은 안녕하신가?”라는 먹먹한 질문 앞에서 우리 사회공동체의 구성원 모두가 진정으로 인간다운 기본적인 삶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하는 축제로서의 6.4 지방선거가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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