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지난 총선 및 지방선거 등에서 수차례 공천을 받았지만 본선에서 패배했던 주자들이 내년 총선을 위해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다.
먼저 자유한국당 진동규 전 유성구청장은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서로 다른 상대와 맞붙어 모두 4차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2004년 재보궐선거를 통해 유성구청장에 당선된 이후 4대 유성구청장까지 지낸 진 전 청장은 5·6대 유성구청장 선거에서 당 공천을 받아 출마했지만 현 대전시장인 허태정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또한 그는 19·20대 국회의원 선거에도 도전했으나 각각 현 더불어민주당 이상민·조승래 의원에게 패배했다.
진 전 청장은 내년 총선에서 유성구갑지역에 도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최근 지역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지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매 선거마다 같은 상대와 붙어 패배한 전력을 갖고 있는 인사도 있다.
한국당 이영규 서구갑당협위원장은 2004년부터 4차례 민주당 박병석 의원과 맞붙었지만 모두 패배했다.
그는 17대부터 20대 총선까지 보수정당인 한나라당, 친박연대, 새누리당 등에서 공천을 받아 후보로 출전했으나 번번이 박병석 의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 당협위원장은 내년 총선을 위해 지역 곳곳을 누비며 지역민과의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순 전 정무부시장도 대덕구에서 한국당 정용기 의원과 본선에서 만나 4전 4패를 기록했다.
박 전 부시장은 정 의원과 구청장 선거 2번과 국회의원 선거 2번까지 총 4차례 만나 고배를 마셨으며 만약 이번에 총선에서 정 의원을 만나게 된다면 5번째 리턴매치가 된다.
내년 총선을 위해 지난 7월 정무부시장직을 내려놓은 박 전 부시장은 대덕구에 사무실을 열고 지역민심을 훑고 있다.
이처럼 본선에서 수차례 패배를 경험한 인사들에 대해 당이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가 내년 총선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도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역대 지방선거 및 총선에서 당내 경선의 벽은 비교적 쉽게 넘었지만 본선에서 미끄러지며 지역구에서의 소속정당 전력을 약화시킨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는 것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선거는 기세싸움이라는 말이 있다"며 "그만큼 그동안의 선거에서 수차례 패배를 안긴 상대방을 이기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총선 다음 대선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여야가 상황을 고려해 공천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수차례 낙마를 경험한 인사들이 이번 총선에서 절치부심으로 칼을 갈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예선 필승, 총선 필패'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