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동심을 갤러리로 끌어낸 이가 있다. 이미소 작가다.
캔버스에 펼쳐진 파스텔톤의 작품들이 우리에게 속삭인다.“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같은 생활이 지루하고 힘드시죠, 일상 속에서 위안을 찾아보세요.”
이 작가의 작품전이 열리는 대전 갤러리아타임월드갤러리를 21일 찾았다. 이 전시는 23일까지 열린다.
전시명은 ‘작지만 큰 위로’다. 소재는 사막과 오아시스.
일상에서 느끼는 갈증을 대변하는 사막은 모랫바람과 따가운 햇살로 가득하다. 운이 좋아야 만날 수 있지만 이를 시원하게 해소시켜 주는 오아시스도 있다. 이런 풍경이 캔버스마다 펼쳐진다.
초등학교 6학년때 다녀온 호주 사막 잔상이 작품 곳곳에 드러난다. 황량한 사막에서 수영을 즐겼다는 작가는 그 당시를 소환했다.
작가는 “퇴근 후 바라보는 분홍빛 하늘과 초승달을 쳐다보며 일상의 노고를 위안 받는다”고 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열린 가슴을 지녀야 눈에 담을 수 있는 풍경이다. 소소하지만 행복을 가져다주는 '소확행'과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20대 작가답게 작품의 주조색은 코랄 핑크다. 색감만으로도 포근함을 느끼게 한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작가는 ‘그 중에 만난’을 꼽았다.
보라색 기차에서 내린 여인을 기린이 마중나왔다. 기차 안에는 일상을 표현하는 사막이 갇혀있다. 기린의 입에는 목도리가 물려있다. 조금은 추워보이는 나시 차림의 여성에게 따뜻함을 선물하기 위해서다.
이 기린은 우리의 부모이고, 애인이고, 친구이고, 일상이다.
‘사막의 오아시스’란 작품에서는 작가의 방과 꿈속의 집이 오버랩된다. 피곤한 일상을 마치고 몸을 뉘이는 자신의 방과 나중에 자신의 집이었으면 하는 환상의 집을 오아시스로 표현한 것이다.
우리를 지치게 하는 일상이 있다면 반드시 그곳에는 이를 위로한 무엇인가가 함께 자리잡고 있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대전미술협회 사무국장이기도 한 이 작가는 “이 작품들이 관람객들에게 조그만 위안이 됐으면 해요. 물론 저도 작업을 하면서 위안을 받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