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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졸업식, 코로나바이러스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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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3.05 15:36
  • 기자명 By. 충청신문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정현용 대전대학교 H-LAC 교수
2월도 중순을 넘어 하순으로 들어가고 있다. 2월에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 많은 행사가 있다. 바로 졸업식이다. 우리 집에는 2명의 학생 졸업식이 있었다. 첫째의 초등학교 졸업식, 셋째의 유치원 졸업식이 있었다. 온 가족들은 아이들의 졸업을 축하해주기 위해 이전부터 많은 준비를 계획했었다. 할머니께서는 아이들에게 맛있는 저녁과 꽃다발을 사주려고 준비하셨고, 엄마는 케이크와 꽃다발을 준비하였고, 누나와 형은 졸업 축하 동영상을 찍고, 아빠는 그것을 멋있게 편집하여 동영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졸업식 당일에는 온 가족이 졸업식에 참여하여 사진도 찍고, 꽃다발도 주려고 했다.

그런데 이 계획의 많은 부분을 실행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국적인 확산으로 모든 교육기관의 졸업식이 학부모를 제외한 학생 위주의 행사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14일에 있었던 큰아이의 초등학교 졸업식의 경우 학부모는 운동장에서 대기하고, 각 반에서 담임 선생님과 학생들은 조촐한 졸업식을 하였다. 작년까지만 해도 학교 다목적 체육관의 강당에는 졸업생과 가족들로 꽉 차고, 운동장은 졸업하는 학생들의 가족들이 타고 온 자동차가 가득했던 것이 기억난다. 올해의 졸업식 풍경은 그런 것을 볼 수 없었다. 학교 앞에 꽃 장사도 한 두 명 정도만 볼 수 있었고, 학교 운동장에는 포토존을 만들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마스크를 쓰고 졸업식의 아쉬움을 남기며 가족끼리, 친구끼리 사진을 찍으며 학교를 바삐 빠져나가는 모습을 쉬게 볼 수 있었다. 우리 가족도 포토존에서 아이의 졸업 축하 사진을 찍기 위해 한참을 기다려 사진을 찍고, 다른 가족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얼른 자리를 양보해 주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고 졸업 축하를 위한 외식은 하지 않았다. 외식하지 않는 것에 대해 아이들도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인 것을 이해하는 것 같았다.

21일은 셋째 아이의 유치원 졸업식이 있었다. 유치원도 부모들이 참석하지 않은 채 유치원 원장님, 담임 선생님, 졸업생만이 참석한 채 졸업식을 하였다. 유치원은 졸업식 일주일 전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졸업식 방법에 대한 설문 조사를 하였다. 금요일에 아이들만 참석한 상태에서 졸업식을 하는 것과 토요일에 졸업생과 가족 한 명만 참석하는 졸업식,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는 조사였다. 그런데 가족 한 명이 참석하는 졸업식은 100%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가정이 붙었다. 설문 조사 결과 졸업식은 아이들만 참석한 상태에서 하기로 결정이 났다. 셋째의 유치원 졸업식에 못 간 것은 아쉬움이 더 컸다. 세 아이 모두가 같은 유치원을 다녔기 때문이다. 세 아이 모두 같은 유치원을 보낸 이유는 인성교육을 중점으로 다양한 체험학습과 방과 후 특색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20년 이상 운영된 유치원이기 때문이었다. 첫째, 둘째의 유치원 졸업식에는 할머니를 포함해 온 가족이 축하를 해주었고, 사진도 찍고, 외식도 했다. 셋째의 졸업식은 유치원에서 영상을 찍고 편집된 내용을 유치원 카페 게시판에 올려놓은 것을 보아야만 했다. 그러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또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졸업 수학여행도 못 가고, 여러 가지 체험학습을 취소하는 등 행사 교육과정 운영이 위축되어 셋째에게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들이 계속 생겼다.

지금 코로나바이러스가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다. 유치원을 비롯하여 초·중·고등학교, 대학교는 지금 방학 중이고, 대전의 경우 어린이집은 24일부터 29일까지 모두 휴원한다고 한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도 24일부터 당분간 휴원하겠다는 원장님의 문자가 오고 있다. 그리고 초·중·고등학교의 개학도 3월 9일로 연기한다는 발표도 나왔다. 맞벌이하는 부모님들은 큰 걱정거리가 생기게 되었다. 이런 비상사태에 긴급보육이 있다고는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학원에 보내는 부모의 마음은 걱정되고 마음이 아프다.

우리는 그동안 신종플루, 사스, 메르스를 경험한 바 있다. 많은 사람이 감염되고 사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전파력이 매우 빨라 지역사회 감염에 대한 사람들의 두려움과 공포가 커지고 있다. 더욱이 언론 보도에 나온 것처럼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다중시설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 어쩌면 이러한 일들이 앞으로 더 나올 수도 있다.

이러한 비상시국에 우리는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내가 혹은 내 가족 중에 열이 나고 기침을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당장 병원에 가야 하나? 1339에 전화해야 하나? 해열제 사러 약국에 가야 하나? 만약에 병원에 간다면 택시 타고 가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학습이 필요하다.
학습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질병관리본부 뉴스, TV 뉴스, 신뢰가 검증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내가 만약 확진자가 되었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 가상의 경우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평상시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수칙은 무엇인지 정확히 읽고 숙지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나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누군가 와서 ‘한번 말해봐’라고 하면 정확하게 대답하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나는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 봐야 할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까? 가상의 경우는 무엇일까? 몇 가지를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평상시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수칙을 알아보고 그대로 실천한다. 둘째, 나 혹은 우리 가족 중에 열이 나거나 기침을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중에 어린아이가 있거나 노인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셋째, 병원은 언제 갈 것인가? 보건소나 1339는 언제 전화 상담해야 할 것인가? 만약에 전화통화가 안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넷째, 만약 병원에 가서 진단받을 때 병원에 가는 방법, 병원에서 진단 과정과 시간, 비용은 어떻게 되는지? 다섯째, 기존에 확진자 동선은 나의 활동 동선과 얼마나 겹치는지? 여섯째, 자가격리 시 자가격리 수칙, 방법은 어떻게 되는지? 일곱째, 자가격리는 최소 14일 정도 된다고 하는데 그동안 무엇을 할 것인지? 여덟째, 자가격리 시 기본적인 생활용품 공급은 어떻게 받을 것인지? 아홉째, 자가격리 시 병원 등 외출은 어떻게 할 것인지? 열째, 자가격리 해제 후 활동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열한 번째, 자가격리 동안의 비용은 어떻게 할 것인지? 진단비용과 정부 보조금은 얼마이고 어떻게 해야 받을 수 있는지? 등을 생각하고 알아보아야 한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코로나바이러스는 많은 사람이 감염되고 장기간 지속할 것으로 예측된다. 일선에서 방역과 치료에 헌신하는 분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우리는 더 이상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하여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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