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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전통시장 들여다보기 (경기지역 편)

이은상 경영학박사·에파타전략개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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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4.21 23:10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이은상 경영학박사·에파타전략개발원
이은상 경영학박사·에파타전략개발원
국가적 재난 상황인 코로나19의 역풍으로 인해 경기지역 내의 전통시장도 예외 없이 내수침체의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 구도심의 활성화로 인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과 시장구성원들의 고령화, 미세먼지 등과 같은 외생변수의 영향은 전통시장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2020년 3월 현재 경기도는 총 29개의 시와 2개의 군이 있으며 전체인구는 약 1328만여 명으로 집계되어 있다. 경기지역에는 총 138개의 전통시장이 있으며 1만2200여 개의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대표적 전통시장으로는 양평 5일장, 성남 모란시장, 수원 영동시장, 용인 중앙시장, 안양 중앙시장 그리고 김포 5일장 등을 들 수 있다.

성남 모란시장은 모란장 또는 모란 민속장이라고도 불리며 매월 끝자리 4일과 9일에 장이 서는 5일장으로 열린다. ‘모란’이라는 지명은 평양의 ‘모란봉’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며, 1970년대 서울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수도권에서 인접한 성남지역에 장이 서게 되었고 현재는 중원구 성남동 일대 약 3300여 평에 이르는 공간에서 950여 개의 점포가 각종 과일과 채소, 공산품, 수산품, 약재료 및 동식물을 거래하고 있다. 먹거리로는 만두 칼국수와 도토리묵, 꼬막무침, 돼지껍데기, 호떡 등이 있다. 2016년 성남시는 환경정비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모란시장에서 개를 가두거나 도살하는 행위를 근절함으로써 전국 최대 규모의 개고기 유통시장이라는 어두운 이미지를 개선하였다.

양평시장은 양평 물 맑은 시장으로도 불리는 5일장(3일, 8일)으로 경의중앙선의 양평역 인근에 형성된 전통시장으로 남한강과 북한강의 물줄기를 따라 2014년 ‘시장 이름 공모전’을 통해 탄생한 특이한 명칭이다. 양평장은 일찍이 조선시대의 갈산장으로부터 출발하여 일제 강점기를 거쳐 1980년대 상설시장으로 변화하였고 지금의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성장하였다. 유통품목으로는 현지에서 출하하는 한약재와 곡물류, 나물류, 수산물, 채소류 등이 있다. 먹거리로는 파전과 팥죽, 전통 생과자 등이 관광객들의 입맛을 끌고 있다. 특히 양평시장 주변에는 제주도의 ‘올레길’과 유사한 약 30km에 이르는 도보여행 길을 체험할 수 있다. 아울러 양평시장은 문화관관형 시장이라는 취지에 맞게 환경미술제나 소규모 공연, 벽화작업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여주5일장은 조선시대 한강 유역의 4대 나루였던 광나루, 마포나루, 이포나루, 조포나루 중의 하나로써 고려 시대부터 사람들이 물품 교환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장이 열렸으며,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가지고 있다.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큰 5일장 규모인 여주5일장은 여주시청에서 여주 중앙로 문화의 거리까지 이어지는 공간에서 매월 5일 간격(5일, 10일)으로 장이 열린다. 여주 5일장에는 특히 지리적 특성상 여주 현지의 특산품은 물론이고 찹쌀이나 땅콩, 찰수수, 맷돌호박, 다육식물, 젓갈 등 전국 각지에서 산출된 많은 특산물이 모여들기도 한다. 여기에 블루베리나 감나무, 포도나무, 오디나무, 엄나무 등 각종 과실수와 묘목을 판매하고 있다. 2016년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된 여주5일장은 시설정비와 함께 문화공간 조성 및 콘텐츠 개발 등 지역연계 마케팅을 활성화하고 있다.

수원 팔달문시장은 전통시장이 유난히도 많은 수원의 중심지에 있는 재래시장이며 215개의 점포로 이루어진 상가건물형 시장이다. 일찍이 상업과 백성이 주인이 되는 ‘실사구시’적 세상을 꿈꾸었던 조선의 정조대왕 시대부터 상업행위가 이어져 왔다. 당시 정조는 팔달문 주변에 자리 잡은 ‘유상’(선비들로 이루어진 장사치)들에게 인삼과 갓의 유통권을 부여해줌으로써 시장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하였고, 상대적으로 한양에 이미 자리 잡고 있었던 기득권세력을 견제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정기를 이어받은 팔달문시장은 복원된 수원천과 함께 현대화사업에 박차를 가하였다. 팔달문시장은 다양한 의류와 패션 소품이 유명하며 고객 편의를 위한 유상박물관과 고객지원센터를 전국최초로 선보였다. 또한, 시설현대화 사업에 맞춰 시장 내에 아케이드를 설치하여 날씨를 고려한 접근성도 높이고 있다. 먹거리로는 통닭과 떡볶이가 유명하다. 팔달문시장 이외에도 수원 화성 주변에는 지금도 전통시장들이 여러 개 밀집되어있다. 이미 잘 알려 진대로 순대타운으로 유명한 지동시장, 녹두전이 유명한 미나리광장시장, 포목점이 유명한 영동시장, 공구를 취급하는 구천동 공구시장 등이 있다. 아울러 팔달문시장 주변에는 화성행궁, 남수문, 화성 박물관, 버드나무길 등 역사적 유물들을 둘러볼 수 있는 볼거리들이 시장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특히 팔달문시장은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지정받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사업 완료 이후 마주치게 되는 예산지원의 어려움을 회원제와 인근 시장들과의 연계사업 등으로 극복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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