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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덜어내기

허영희 대전보건대 간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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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0.07.12 11:20
  • 기자명 By. 충청신문
허영희 대전보건대 간호학과 교수
허영희 대전보건대 간호학과 교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과할 때는 몸에 병을 만들고 키우며, 내 손에 넘치도록 움켜쥐고 내 몸에 들이는 것은 마음의 병을 만들고 키우는 것이 된다. 요사이 세상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자면 그저 생각을 걷어내고 구름 위에다 나의 가치와 이상을 두어야 호흡할 수 있을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보다 더 많이 내가 가져야하고 넘쳐나는 것은 나의 곳간 곳곳에 쌓아두기를 원한다. 그리고 누가 훔쳐 갈까봐 집안 곳곳에 세콤에다 감시카메라를 설치한다. 부질없다!! 지킬려고 몸부림칠 때 마다 내집의 담장은 높아만하고 나의 담장은 이웃에게 위협을 가하고 결국에는 담장이 무기가 되어 언젠가 나를 해치게 된다.

상반되는 현상으로 미니멀리즘(Minimalism)이니 혹은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이들의 원래의 의미는 단순함을 추구하는 예술이라는 뜻으로 최소한의 도구를 사용하여 본질만을 남긴다는 의도에서 시작 되었다. 불필요한 물건을 줄이고 최소한의 것으로 살아가는 생활방식을 선택하는 이들을 미니멀리스트이라고 한다. 이들의 원래의 목적은 물건을 소유하는 것을 줄이는 것도 있지만 적게 가짐으로써 여유로움을 가지게 되고 삶의 중요부분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즉 단순하고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이 시끄럽다! 원래부터 정치에는 일도 관심없는 나이기에 그저, 조용히 좀 살고 싶다고 외치고 싶다. 새옷이 필요하다면 먼저 옷장부터 정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옷장에서 불필요한 옷들을 순서대로 덜어내야 한다. 그래야 새옷에 대한 욕망이 사라질 것이고 그래야 새옷으로 인한 옷장이 더 이상 비좁아 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용기가 필요로 할 것이다. 그 이유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자 할 때는 용기보다도 습관을 버리거나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습관에는 오랫동안 함께해온 타성이라는 것이 존재하기에 용기를 내기에는 만만치 않을 것이다.

사람 사는 것이 ‘새옹지마(塞翁之馬)’이라고 하였다. 이 말은 세상일은 변화가 무쌍하여 길흉을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는 것으로 한치 앞을 모르는 세상사를 말할 때 가장 흔히 사용하는 말이라고 한다. 또한 욕심(慾心, greed)의 한자를 살펴보면 ‘慾’ 자는 바랄 ‘욕’자(欲) 아래에 마음‘심’자(心)가 있는 형태로, 욕심이란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 얻고자 하는 마음을 뜻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추구하는 자유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욕망의 자유이고 다른 하나는 욕망으로부터의 자유라고 하였다. 인도의 아잔 부라흐마가 쓴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책에서는 ‘당신이 조금 놓아버리면 조금의 평화가, 많이 놓아 버리면 많은 평화를, 완전히 놓아 버리면 완전한 평화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지려면 욕심을 덜어내야 한다.

부자일수록 더 많이 덜어내야 하고 나이가 들수록 더욱 몸을 낮추어야 한다. 행복하지 않음에도 그저 버리기 아까워 움켜쥐고 있는 것은 욕심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다양한 것들이며 많이 무겁고 불안한 것들이다. 그저 작은 것에 만족한 삶을 가지자! 내 삶이 자유로워 질 것이다.

마야족들에게는 부모가 자녀에게 ‘걱정 인형’을 만들어 주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만약에 아이가 걱정과 공포감으로 인해 잠을 잘 못잘 때 ‘걱정 인형’에게 고민을 털어 놓게 하고, 걱정 인형은 ‘그건 나에게 맡기고 너는 편히 자렴’이라고 들려준다고 한다. 덜어내는 것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성취감과 진정한 용기를 가지도록 동기 부여를 하는 것이다. 비움에 인색한 사람은 자유를 포기하는 것이고 욕심에 집착하는 사람일 것이다. 여백이 많을수록 우리들의 인생과 생각이 자유로워 질것이고, 내 인생의 금단 현상을 경험할지라도 내 영혼의 수선공은 내가 될 것이며 내 삶은 풍요로워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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