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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건강 염려증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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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03.22 15:35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
가까운 지인이 조금만 아파도 병원을 자주 가는 건강염려증에 걸린 것 같아 한번 물어본 적이 있다. “병원에 가면 마음이 편한가요?” 그분의 대답은 조금만 몸의 어딘가가 아파도 병원에 가서 꼭 확인을 해야 마음이 놓인다는 것 이었다. 자신의 건강을 그토록 챙긴다는 것은 “오래 살고 싶은 마음과도 연결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생에 대한 애착이 없다면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가는 것을 귀찮아하거나 꺼려할 것으로 추측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기 몸의 건강을 열심히 챙기는 자세가 유난 떠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자신에게 손해는 아닌 것 같다. 주변사람이 피곤해할 정도로 염려증이 심하지만 않다면 미리 건강의 악화를 차단하는 현명함이 엿보인다고 할 수도 있다.

건강에 대한 적신호를 받고서야 자신이 왜 그리 우매한지 우리는 때 늦은 후회를 하게 된다. 평소 자신을 아끼고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한 자신의 무심한 태도에 자괴감과 후회의 물결이 밀려들기도 한다. 병원 가는 것을 그 무엇보다 싫어하는 나도 끝까지 버티다가 가는 성격이다 보니 결과가 좋지 않을 때도 있다. 건강을 체크하는 것이 어렵고 귀찮아서가 아니라 병원 자체가 공포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나도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나이가 드는 것이 간절한 마음이었는데, 얼굴에 화장품을 바르듯 왜 평소에 건강을 가꾸고 공을 들이지 못했나 진한 후회의 감정이 샘솟을 때도 있다.

그러나 좀 더 일찍 건강을 챙기지 못한 아쉬움도 있겠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흔한 말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빠른 때’ 라고 결코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건강 염려증 까지는 아니더라도 날마다 거울 속의 나를 보듯 건강의 거울로 아픈 곳을 보듬고 영양을 주도록 하자. 지금 이 글을 읽으며 필자의 말에 공감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바쁘다는 이유로, 이루어야 할 목표가 아직 멀었다는 이유로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신경쓰도록 하자. “건강은 타고 난다” 는 말이 있다. 어떤 사람은 풀만 먹고 사는데도 지병이 생기기도 하는데, 어떤 사람은 살도 많이 찌고 고기만 먹는 데도 건강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자신의 건강이 유전적으로 부모로부터 나쁘게 받았어도 어쩌랴 ! 그것도 운명인 것을…

문득 그 어느 소망과도 바꿀 수 없는 건강이라는 선물을 받고 싶다는 생각에 나도 건강의 두려움이 생기는 나이가 되었음을 절감한다. 과거 매우 유명했던 여배우의 알츠하이머병 투병 기사를 보니 마음이 저려오면서, 아무리 명망있고 위대한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늙음과 병에 대한 두려움이 샘솟는다. 그 두려움은 각자마다 다르게 표현되어지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건강하게 살다가 떠나는 것을 모두가 원할 것이다. 얼굴의 주름과 티끌은 관심을 갖고 신경쓰면서 건강의 주름과 티끌은 전혀 들여다보지 못한 무심함과 자괴감은 이제 던져 버리고 건강에 공을 들일 시간이다.

“식단조절과 운동 등 건강에 엄청 신경쓴 사람은 암으로 죽고, 오히려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대충 산 사람이 오래 사는 것 같다” 고 누군가는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인명이야말로 하늘의 뜻이니 노력으로 어쩔 수 없다”라고 혹자는 말한다. 그러나 건강의 모든 것을 가족력이나 운명으로 탓하지 말고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의 연장선으로 생각해보면 어떨까? 중년이 되니 자기 자신을 아끼는 마음이 바로 건강을 챙기는 것임을 진심으로 알게 되었다. 아무리 날 사랑해주는 그 누구도 아픈 것을 대신해줄 수 없고 위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주변에 밝은 기운을 전달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도 건강은 필수이다. “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 는 속담처럼 사전에 건강을 철저하게 체크하여 위험한 산사태가 생기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자. 우리 모두가 사는 날까지 건강한 시간이 되도록 온 정성을 다해 아끼고 보듬어주자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건강이고, 건강을 잃는 것은 세상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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