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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독서의 신바람

정관영 공학박사·우석대학교 건축학과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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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1.05.23 17:00
  • 기자명 By. 충청신문
정관영 공학박사·우석대학교 건축학과 객원교수
정관영 공학박사·우석대학교 건축학과 객원교수
독서는 인생을 가치 있게 만들고, 위대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안내한다. 역사적으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위인들을 보면 하나같이 그들의 인생인 것처럼 평생 책을 가까이하였다. 나폴레옹은 전쟁 중에도 진지에서 책을 읽었다고 한다. 지휘봉보다 책을 사랑한 나폴레옹은 역사, 철학, 정치, 경제, 법률,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섭렵하였다. 미국 국무장관을 지낸 헨리 키신저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많은 책을 읽었다. 링컨 대통령은 땔감을 마련하기 위해 산에 갈 때도 책을 호주머니에 넣어갈 정도였다. 처칠은 학교 성적은 형편없었지만, 하루에 5시간 이상을 책 읽기에 몰두했다. 컴퓨터 천재인 빌 게이츠도 독서광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하버드대 졸업장보다 독서하는 습관이 더 소중하다며 자기가 살던 마을의 작은 도서관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하였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증평이 낳은 독서왕 김득신은 정두경·임유후·홍석기·홍만종 등과 친하게 지내면서 시와 술로 풍류를 즐겼다. 예로부터 학문을 많이 쌓은 사람은 책 읽기를 많이 하여 그러한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하고 책 읽기에 힘썼다. 많은 책 중에서도 ‘백이전’을 가장 좋아하여 1억 1만 3000번이나 읽어 자신의 서재를 ‘억만재’라 이름 짓 기도했다. 또한 시를 짓는 어려움보다 시를 제대로 평가해내는 어려움이 더 크다고 하면서, 당시 사람들이 과거에만 열중하다 보니 시의 개성이나 예술성을 무시한 채 시가 오직 입신양명의 수단으로 쓰이고 있음을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5언·7언 절구를 잘 지었으며 시어와 시구를 다듬는 것을 중요시했다.

조선 시대 대학자인 서애 류성룡도 독서광으로 유명하다. 그는 10대에 산사에서 사서삼경 등 고전 읽기에 전념했는데, 그 덕분에 과거 공부를 별도로 하지 않고도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다. 그는 임진왜란 등 위기의 시대를 살았지만, 한순간도 독서하는 자세를 잃지 않았다. 어린 시절 몸이 상할 정도로 독서에 매진했던 퇴계 이황 역시 “어디에 있든지 독서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을 항상 제자와 후손들에게 일깨워 주었다. 다산 정약용 또한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 ‘집안이 몰락해도 자신과 가문을 일으키는 방법은 독서밖에 없다’며 오직 독서만이 살길이라고 가르쳤다니 가슴이 뜨겁다. 세종대왕은 기회가 될 때마다 신하들과 독서토론회를 열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다행히 아이들을 키우면서 딸 아들이 책을 좋아하고 책 한 권을 거뜬히 암송하기까지 해 기특하기도 했다.

최근에 ‘전막 별빛 휴(休)테마 거리 조성용역’과 ‘나태주 문학 활성화 및 상권 활성화 사업 용역’평가로 연이어 공주시청을 방문한 일이 있다. 현관에 들어서니 도서관처럼 각종 도서가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었다. 일명 ‘신바람 북카페’는 밝고 아늑한 분위기로 조성한 세 교실 분의 면적에 1400여 권의 신간 도서가 비치되었다. 인터넷 사용대, 도서 검색대 및 반납대, 민원안내대 등이 마련되어 있다. 북카페 천정에는 백제의 고도 공주를 상징하는 무령왕비 은팔찌 조형물과 무령왕릉 출토 거울 장식을 모티브로 한 호랑이와 사슴, 활 쏘는 사람 등 120개의 조각품으로 구성된 모빌이 설치되어 아늑하면서도 아름다운 문화공간으로 꾸며져 호감을 준다. ‘신바람 북카페’를 ‘열린 소통 공간’으로 장식하여 각종 전시회는 물론 시 낭송회와 작은 음악회 등을 수시로 개최할 수 있도록 복합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하여 수시로 다수의 이용객이 줄을 잇는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현관의 출입 공간을 진·출입 존(ZONE), 홍보 존, 문화 체류 존, 문화 활용 존으로 디자인하여 시민들은 물론 청사 방문객에게 상징적인 진입공간으로 한발 다가가려는 따스함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문화 선진국은 국민의 절대다수가 독서하고 있다. 한국인의 연평균 독서량이 8.3권인데 반해 일본인은 40권으로 나타났다. 명석한 민족으로 유명한 유대인들로 구성된 이스라엘 국민은 3000권을 읽는다니 가히 국력의 원동력인듯하다.

말레이시아 국립도서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국민의 1인당 독서량이 연간 2권에서 15권으로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이 책을 많이 읽는 나라는 예외 없이 선진국이다. 선진국의 평균 독서량인 연 40권을 목표로, 문화체육관광부는 2023년까지 국민 연평균 독서량을 현재 8.3권에서 12.0권으로 늘리기 위해 ‘제3차 독서문화진흥 기본계획’(2019~2023)을 발표하고 독서를 권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높은 교육열과 독창적인 문화유산인 한글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강점을 더욱 발전시키고 진정한 문화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독서를 토대로 역량을 키워야 한다. 문화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높은 학력만으로는 부족하다. 현 사회현상으로 볼 때도 높은 교육 수준을 가진 사람들이 인격과 지성을 살려 사회를 포용하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옥에 티 격으로 범죄를 저질러 사회를 충격 속에 빠뜨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교육 수준이 높다고 해서 진정한 문화인이나 지성인이 아니다. 자신의 본분을 알고 인간의 도리를 알며 이웃에게 베풀 줄 알아야 한다. 이러한 것들을 배우고 깨닫기 위해서는 독서를 해야 한다. 특히 고전을 읽어야 한다. 철학과 인문학이 발전하고 예술이 발전할 때 진정한 문화 선진국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공주시의 ‘신바람 북카페’는 굳이 업무가 아니더라도 책도 읽으며 문화를 누릴 수 있어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되었다.

바람 중에 독서 신바람처럼 바람직한 것은 없다. 우리 충북에도 독서환경을 진작시켜 청풍명월 독서 신바람이 지역의 꽃으로 활짝 피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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