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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壬寅年)

허영희 대전보건대 간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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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1.09 14:49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허영희 대전보건대 간호학과 교수

남에게 쉽게 이용당하는 사람, 위험한 상황에 잘 빠지는 어수룩한 사람을 흔히들 호구(虎口)라고 한다. 호구의 원래 뜻은 ‘호랑이의 입(虎口)’을 일컫는 의미로 ‘호구로 들어갔다’라고 하면 매우 위험한 상황에 부닥친 것으로 표현한다. 중국에서는 장쑤성 쑤저우의 언덕 모양이 호랑이가 웅크린 것처럼 보인다고 하여 호구(虎口)라는 뜻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올해는 호랑이해 임인년(壬寅年)이다. 작년에 모 방송국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 트롯 2’에서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송림 깊은 골로 한 짐생이 내려온다’라는 노래로 잠시나마 국민 어깨를 들썩이게 한 퓨전식 판소리가 음원을 흥겹게 하였다. 원래 이 노랫가락은 국악 그룹 이날치의 노래 ‘범 내려온다’중 한 대목이었다.

토끼의 간을 찾아 뭍으로 기어 나온 자라가 턱에 힘이 빠져 ‘토 생원’을 찾는다는 것이 그만 ‘호 생원’을 부르는 바람에 호랑이가 산 아래로 달려 내려온다는 판소리 수궁가의 한 장면을 풀어낸 가사이다.

동물 중 맹수로 여겨지는 호랑이는 용맹과 기개의 표징이면서 우리네 삶 안에서 때론 해학의 상징이기도 한 동물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오랫동안 우리네 신화, 전설, 민담 등 전해 내려오는 옛날이야기 속에서 호랑이는 한국인에게 가장 친근한 동물, 낯설지 않은 동물이기도 하였다.

2022년은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壬寅年)이다. 사실 ‘검은 호랑이의 해’라는 건 연도와 날짜, 시간을 계산하는 전통 역법(曆法)인 60갑자에 근거를 둔 말이라고 한다. 60갑자는 고등학교 한문 시간에 눈물 나게 암기하였는데 이때껏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

음양오행을 표시하는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 십간(十干)과 열두 동물을 가리키는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 십이지(十二支)가 조합해 만들어지는 60개의 간지(干支)를 뜻하는데, 2022년은 그중 39번째인 임인년(壬寅年)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러면 ‘검은 호랑이해’는 어떠한 의미로 풀이되었을까! 인터넷 자료의 도움을 받아서 정리해보았다.

임(壬)은 우주 만물을 이루는 5가지 원소인 오행(五行) 중 물(水)을 의미하고, 5가지 방위를 뜻하는 오방(五方) 중에서는 북쪽을 상징한다. 또한 동서남북에 중앙을 더한 오방에는 정해진 색상이 있으며 오방색이라고 하는데 북쪽이 흑(黑)색인데 여기에다 열두 동물 중 호랑이를 지칭하는 인(寅)이 결합해서 ‘검은 호랑이’가 된 것이라고 한다. 역법의 풀이를 살펴보면 인(寅)이 들어가는 ‘호랑이해’는 12년마다 돌아오는데 2034년은 청호(靑虎), 그다음은 적호(赤虎), 또 그다음은 황호(黃虎), 그리고 백호(白虎)가 된다.

아이들 어릴 적에 ‘은비까비의 옛날옛적에’라는 애니메이션 동화 중 ‘곶감과 호랑이 이야기’가 TV에서 방영된 적이 있었는데 오랜만에 모든 식구가 감명 깊게 시청한 것으로 기억한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엄마가 우는 아기를 달래려고 곶감 얘기 한 번 꺼냈다가 엉겁결에 호랑이와 소도둑 모두를 퇴치했다는 내용이었다.

태어난 해가 60년을 돌아 다시 돌아옴을 뜻하는 해가 회갑인데 참고로 나는 1962년생인지라 올해가 나의 환갑이 된다. 그러면 2022년에 태어나는 호랑이띠 아기의 회갑은 2082년이 될 것이다. 얼마 전 은근히 주위 친구들에게 물어보았다. 올해 생일 이벤트는 그래도 특별한 해인데 식구들 동태가 어떠한지, 평소에 계획한 것은 있었는지… 물어본 지가 2주일이 지났는데 친구로부터 지금까지 소식이 없다.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의 시에 나오는 ‘인생칠십고래회(人生七十古來稀)’라는 문구에서 유래된 말로 고희연(古稀宴), 또는 고희(古稀)라는 말이 있다. 그 시대에는 70세를 넘기는 사람이 많지 않아 그해 70세에 잔치를 베풀고 장수를 축하하는 잔치를 자손들이 마을잔치로 성대히 열어주었다고 하였다.

요사이 일본뿐 아니라 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정년을 높이거나 아예 없애는 추세이다. 따라서 대한민국 베이비붐 세대들의 은퇴는 팔팔한 청년 노인네 그룹으로써 정년 70세가 될 날이 그리 먼 우리의 미래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다리에 힘 있을 때, 그래도 포커와 나이프 사용이 가능한 경제력이 허용되는 지금, 가까운 섬나라 정도는 여행지로써 다녀옴이 나중에 섭섭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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