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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시민들을 생각하면서…

인류에게 큰 권력과 작은 삶의 조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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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3.03 18:13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홍만표 충남도 국제통상과장·지역정책학박사

인류는 또다시 살육의 20세기로 회귀하려고 하는가?

역사는 반복한다고 했던 말을 지우고 싶은 오늘날의 현실이다.
동유럽의 현재 상황을 옛 전쟁영화와 같은 슬픈 장면을 보듯이 절대로 되풀이 돼서는 안 되는 인류의 아픔을 어느새 촉촉해진 눈으로 지켜보면서 내가 태어나 사는 동아시아에서는 새로운 게마인샤프트의 길은 있는가? 를 피상적으로나마 생각해 보았다.

러시아혁명 이래 인류사에 처음으로 등장한 구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한 지 30여 년이 지난 현재, 시장경제만이 유일한 보편적 원리가 되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연 이러한 현상이 미래영겁(永劫), 인류사의 방향을 거의 규정지어간다고 결론을 내려도 좋은 것인가 의문이다.

현실사회주의 자체가 자본주의와 존폐를 두고 대결하는 체재라고 하는 것보다 선진자본주의에 조금 뒤져서 근대적 국민국가를 형성시킨 ‘근대화의 또 하나의 길’이었다라고 총괄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이런 현상들을 종합해 본다면 인류사에 있어, 현재 다시금 시장경제의 논리가 한 곳으로만 기우는, 마음과 힘이 모여(專一) 관철되는 것만이 아닌 ‘새로운 게마인샤프트’를 지향하는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20세기에 들어 급속한 현대화에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어 온 서방 선진국은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팍스아메리카나의 세기를 구가(謳歌)해 왔다. 그런데 20세기 말부터 21세기에 걸쳐 동서 냉전의 종결과 함께 세계의 새로운 틀 요구 때문에 국가재편, 민족 재흥(再興), 지역경제의 블록화 등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구소련의 붕괴가 계기가 되어 중동과 유럽의 민주화는 민족 간의 대립을 격화시키고 각지에서 처참한 전쟁이 반복되어 왔다.

민주화를 지원하는 미국은 이미 팍스 아메리카나 시대의 종언에도 불구하고 군사력으로 제압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화가 되어 테러와 전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데올로기에서 종교와 민족을 대립축으로 한 테러 위협에 세계가 노출되게 되었다. 그리고 중동의 ‘아랍의 봄’이란 민주화의 길은 아직도 험난한 상황에 부닥쳐 있다.

이렇게 시작된 21세기는 전 세계가 혼란과 혼돈의 카오스(chaos) 상황에 있어 한 치 앞을 간파할 수 없게 돼 있다. 이는 국가·정부의 통치 형태를 거버먼트(government)에서 거버넌스(governance)로 호칭을 바꿔온 것으로도 엿볼 수 있다.

정부의 강력한 통치체제는 2008년 9월의 리먼쇼크, 그리고 2011년 초부터 표면화해 온 유럽 소버린리스크 (sovereign risk) 위기에도 볼 수 있듯이 국가가 글로벌화 돼 가면서 정부만으로는 더는 국민은 물론 경제의 질서를 통치하기에는 어렵다는 것을 재차 증명했다.

세계의 경제는 국가 내지는 초국가 거버넌스 형태가 그 어느 나라 정부에서도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현재의 폐색감을 타파하고 전망을 열기 위해서는 누가,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정부, 정치, 행정, 주민, 또는 민관 협동조직체, 비영리 조직(NGO) 등 지역 시민단체가 각각 어떻게 공공의 역할을 맡을 것인가. 즉, 국가의 존폐와 같은 전시태세 돌입과 공공 거버넌스를 어떻게 만들어나갈 것인지가 문제시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주민에 의해 선정된 극소수의 대표인 국회 또는 최고 권력자에 의해서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기본이다. 이것은 어느 시대, 어디서나 그러해 왔고 지금도 그렇다. 그러나 모두가 느끼고 있는 것처럼 이러한 대표민주주의는 투표율의 저하 경향에서 볼 수 있듯이 정치와 함께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민주국가에서는 대표제를 대체할만한 제도를 찾을 수가 없다. 대표민주주의를 유지하면서도 주민이 국가의 미래정책과 위기 상황 등 공공문제에 책임을 갖고 관련시킬 길을 열어두는 것도 더 나은 민주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다. 과연 이번 상황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시민들에게 결정권이 있었다면 그 결정을 어떻게 했는지 알고 싶다.

안서니 기든즈는 ‘제3의 길’에서 ‘20세기는 전쟁의 시대였다‘라고 하면서 제1차 세계대전에서부터 냉전이 끝날 때까지 1억2천만 명 이상 국민국가와 정의라는 이름으로 살육해 온 세기였다고 지적을 하고 있다. 그러기에 더욱더 그러한 살육의 20세기가 21세기에는 다시는 반복도 흉내도 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내가 태어나 사는 동아시아에서는 새로운 게마인샤프트의 길은 있는가? 라는 의문에는 이행경제를 실시하고 있는 베트남 사회에서 시론을 정립하고 그것을 명제로 제3의 길을 찾아보고 싶다.

우주의 쭈구리(莖)

- 아버지 등 에 비친 나 -

達泉 洪萬杓

그 누가 이 세상을 알고 태어나리
어머님이 주신 바다 같은 생명을 먹고
세상에 나온 나는 작은 우주의 쭈구리

아버지 등에서 보여진 세상살이
그 앞에 서 있는 우주의 작은 생명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며 가슴으로 배우는

우리들의 아버지 등은
세상의 마음살이와 같다

나에게 이어가는 생명의 기운을
세상이라는 문화의 뿌리에 심어가며
살아가다 사라지는 우리들의 슬픈 군상들

아 아 너와 나의 아버지여
이 땅을 일궈낸 나의 아버지여

세상을 만들어 가는 우리들의 초상
이어가리라 이어가리라
그 혼이 깨어나 다시 호령칠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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