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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탄소중립도시의 봄, 스마트 그린도시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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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4.14 10:17
  • 기자명 By. 충청신문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감사
▲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감사

갖가지 초록 생명이 합창하는 계절의 여왕, 봄이다. 봄의 절기는 자연의 유년기와 같다. 활기로 가득한 4월이 지나면 연록의 순한 새싹들은 생명력을 가득 품은 짙은 녹음의 씩씩한 청년으로 성장한다. 2021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된 우리나라의 탄소중립은 봄의 정취와 비슷하다. 9월 탄소중립기본법이라는 씨앗을 심고 올해 3월 탄소중립기본법시행령이라는 싹을 틔웠다. 유년기에 있는 탄소중립이 건강한 청년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업과 정책이 밑거름이 돼야 한다.

탄소중립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가장 중요한 아젠다로 떠올랐다. 기후위기라는 유례없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누구 하나 망설이지 않고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사업을 앞다퉈 추진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은 2020년 12월에 '2050년 탄소중립 그린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경제산업성 중심으로 14개 산업에 대한 그린성장 전략을 세우고 에너지 및 환경분야를 중심으로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과 지속가능한 개발을 이루기 위한 ESG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환경 에너지를 둘러싼 국제 정세를 파악하고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그린 이노베이션 전략추진회의'를 출범하는 등 관심을 기울였다.

중국은 2018년 중화인민공화국 헌법 개정 시 ‘생태문명’을 헌법의 기본원칙으로 통합, 신 인프라 정책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그린뉴딜과 함께 성장 지향적인 디지털 뉴딜을 강조하고 있다.

EU는 2019년 폰데라이어 총장 주도로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담은 ‘유럽 그린딜’을 발표했다. 이어 2020년 3월 기후법을 제정하여 회원국의 탄소중립 실현을 추진하는 등 온실가스 감축에 앞서나가고 있다.

저마다 탄소중립 정책은 다르지만, 모든 나라가 공통적으로 추진하는 분야가 있다. 바로 '탄소중립도시'이다. 탄소중립도시는 환경과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것으로,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한 도시의 미래다. 디지털 기술로 위기에 대응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혁신과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창출해 나가는 것이 탄소중립도시가 가진 잠재력이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탄소중립도시는 아직 미지의 영역이다.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탄소중립도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발 빠른 대응을 펼치고 있다.

초기 단계인 만큼 탄소중립도시 조성에 있어 풀어가야 할 과제도 많다. 탄소중립도시 구현을 위한 스마트 기술을 기후환경 분야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 향후 다양한 실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한, 그동안 분리되어 따로 추진해 왔던 기후환경사업과 공간사업을 하나로 통합하고, 이를 통해 어떻게 혁신과 변화를 이끌어낼 것인지에 대해 사회적인 논의도 본격적으로 펼쳐져야 한다. 탄소중립도시는 앞서 근대적 도시에서 추방당한 자연과 생태, 순환의 가치를 도시의 본질로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도시 공간의 근원적 변화를 야기하며, 그 속에 살아가야 할 우리 삶도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이제는 더 이상 공학이나 기술의 단편적인 관점만으로 도시를 이야기할 수 없다.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기 위한 통합적 인식의 확산과 이를 위한 공동체의 합의도 함께 병행해야만 한다.

농부의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한 톨의 밀알을 수확하기 위해 농부는 우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다양한 기후조건과 토양의 상태, 작묘 방법을 고민하고 잡초와 병충해, 재해 등에 대비하기 위해 정성을 쏟는다. 이런 농부의 모습에서 탄소중립도시를 견인하는 실제적 방법과 자세를 유추해 볼 수 있다. 탄소중립도시는 탄소중립을 향해 나가는 매우 중요한 과정 중 하나다. 이 소중한 씨앗을 키우기 위해 우리 모두 농부의 마음을 배워야 한다.

이제 겨우 탄소중립도시가 싹을 틔우는 단계다. 폭발적인 생육이 일어날 때 닥쳐올 재해와 여름의 태풍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 탄소중립도시 조성에 국민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이유다. 미래의 후손들이 탄소중립도시라는 밀알을 기쁨의 손길로 추수하는 가을을 상상하며 신록이 짙어지는 봄날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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