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충남이 없다면 수도권 인근의 많은 공장들이 갈 곳이 없게 되는 것이며, 가동 중인 공장들이 멈춰지거나 발전소가 꺼져버린다면 우리 국민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는 동시에, 나라의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러니 어찌 나라의 중심이라고 못하겠는가.
오래 전 충남 서북부지역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로 전국적으로 떠들썩한 적이 있다. 2010년 9월 7일 충남 당진의 철강공장에서 스물 아홉살 청년이 1600℃의 용광로에 빠진 사고가 바로 그 일이다. 평범한 집안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위로 딸만 셋이던 부모님이 마흔이 넘어서 본 아들이었으니 얼마나 소중했겠는가. 사고 당시 그가 빠지고 말았던 용광로 안에는 속절없는 쇳물만 남아 있었다.
‘그 쇳물 쓰지 마라… 철근도 만들지 말 것이며 바늘로도 만들지 마라… 가끔 엄마가 찾아와 내 새끼 얼굴 한번 만져보게…’ 당시 어느 작가가 완성한 시구인데 참으로 애끓는 단장(斷腸)의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2013년 5월 10일, 충남 당진 제강공장에서 전기로 내화벽돌을 수선하는 작업 중 질식사고로 근로자 5명이 동시에 사망했던 사고가 있다. 당시 다수가 인명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언론매체는 산업재해로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은 해당기업에 대해 수많은 비난을 쏟기도 했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 사업장은 올해에도 2건의 사망사고가 연속 발생하였다.
2018년 5월 9일 충남 예산의 고속도로 교량의 유지보수 현장에서는 고속도로 교량 보수용 비상계단이 통째로 떨어져 4명의 근로자가 모두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있었고, 2018년 12월 11일 충남 태안의 화력발전소에서는 불과 24살의 꽃다운 젊은 청년이 석탄을 나르는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끼여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2022년, 지금도 충남지역의 크고 작은 사업장에서 다양한 형태의 사고로 수많은 노동자가 사망했다. 떨어지고, 끼이고, 깔리고, 질식되는 사망사고가 사나흘이 멀다고 발생하고 있는 잔인한 봄을 지나고 있다. 금년 4월 중순까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역이 바로 충남 서북부지역이다. 충남은 왜 이렇게 위험한 곳이 되고 있는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지역발전을 소망하는 유권자들이 정치인에게 거는 기대와 바람은 무척 클 것이다. 나는 그들 정치인에게 한 가지 귀띔해주고 싶다. 출마자의 공약으로 제일 먼저 내세울 정책은 ‘우리 충남지역을 사고로부터 안전한 곳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만 풍족한 충남이 아니라 ‘안전한 충남’이 되어야 한다. 안전하고 건강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은가. 안전하지 않은 지역은 더 이상 살기 좋은 곳이 아니다. 노동자가 안전해야 기업이 발전하고, 도시가 안전해야 충남도민이 평안하다.
비록 지금은 산업재해예방을 위해 분투하고 있지만, 나는 무척이나 고대하고 있다. 재해 없는, 그래서 안전한 충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