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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말똥구리의 가치

허영희 대전보건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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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5.08 16:35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허영희 대전보건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꼼수 마왕이 따로 없다. 어찌 이리도 졸속이고 소인배들인지, 배려도 국민에 대한 존중도 나라의 충성심도 없는 부끄러움도 모르는 한심한 정치인들에게 국민의 혈세가 공중 분해되는 시국이 가슴 아프고 억울하다. 반려견들이 짖어대는 형국에 여물 먹는 외양간 소들이 배꼽 잡고 넘어 지겠다. 다행히 내 주위에는 정치하는 친한 벗들이 없기에 나름 냉가슴 쓸어내린다.

콩 심고 팥이 나기를 기다리는 세상, As, you sow, so you shall reap(뿌린 대로 거두리라!), 심는 대로 나리라! 우리 속담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는 평범한 말이 있다. 심은 씨앗에 따라 거두는 법, 세상의 이치를 두려워해야 좀 더 나은 내일과 좀 더 풍성하고 부유한 삶을 얻기에 오늘날 우리는 무엇을 심어야 할 것인가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정치인(政治人,  Politician)은 정치(政治,  politics)에 활발히 참여하거나 매우 밀접한 관련을 갖는 사람을 뜻한다. 정치인은 사회 전체의 지배자(支配者,  Master) 위치에 있으며, 국가의 동량, 후세의 모범으로 간주하며 사회 소수가  국가(國家,  Nation)를 통치하는 엘리트 집단으로 정치인은 국가 운명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꼼수 집단의 대표적 사례로 정치인을 지칭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이 창피하다. 꼼수는 쩨쩨한 수단이나 방법을 말할 때 사용하는 방법이고 다른 말로는 노림수라는 단어로 표현하기도 한다. 노림수를 명사로 표현할 때는 기회를 노리는 술수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우리말로 직역할 때는 어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쓰는 술수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삶, 나의 가치관과 철학 속에 죄악, 부정, 불안, 질병, 파괴와 절망을 심어 놓고 그곳에서 행복과 즐거움, 부유와 풍요가 거둬지리라 생각한다면 이는 우주의 법칙을 무시한 것일 것이다. 이 나라 정치인들은 국민에게 진실로 미안해하여야 하고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 나라 정치인들이 현명하다면 미미한 말똥구리의 소박함과 성실함을 배워야 한다.

자신이 만든 쇠똥 경단을 옮기는데  태양이나 달을 보고 방향을 찾는 성실한 곤충이 말똥구리, 혹은 쇠똥구리이다. 남극을 뺀 모든 대륙에 분포하는 풍뎅이 쇠똥구릿과에 속하는 곤충이다. 말똥구리 먹이의 대부분은 낙타나, 소등 초식 동물의 똥으로 똥에서 모든 영양분을 취하기 때문에 말똥구리는 다른 것을 먹을 필요가 없다. 물도 먹지 않는다. 또한 말똥구리는 똥을 굴려 구덩이에 넣은 다음 그 안에 알을 낳는데, 알에서 태어난 애벌레도 똥을 파먹는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말똥구리가 똥을 굴리고 가는 모습을 보고 태양신 ‘라’가 태양을 움직이는 모습을 떠올렸다. ‘라’의 분신인  고대 이집트의 태양신인 ‘케프리’는 말똥구리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똥이나 죽은 동물에 알을 낳는 모습은 부활을 상징한다고 한다. 이러한 연유로 고대 이집트인들은 무덤에 돌로 만든 말똥구리로 장식한 장신구를 넣어 부활을 기원했다고 한다.

채 굳지 않은 배설물을 턱과 둥글게 구부러진 뒷다리로 꼭꼭 다져가며 자기 몸통과 비슷한 크기의 경단을 각자 완성해서는, 한 녀석은 앞에서 끌어당기고 다른 녀석은 뒤에서 밀며 굴려 가는 것이 말똥구리의 삶의 여정이자 가치이다. 8월 한여름에 농촌의 익숙한 냄새가 존재하는 곳에는 늘 게으름 피우지 않고 소신껏 협동하면서 자기 맡은바 업무를 성실히 완성해 나가는 말똥구리가 존재하였었다.

봄볕이 좋아 공주 쪽으로 혼자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다가 늘 나의 후각은 이쁜 커피하우스로 향하고 있다. ‘예가체프 원두 맛 가능한가요’, ‘신맛을 좋아하나 봅니다’ 싱긋 사인 보내는 주인장 미소에 으쓱해지는 어깨를 다독이며 창가 벽 쪽에 자리 잡았다. 이윽고 예쁜 머그잔 가득 따뜻한 커피에 익숙한 노랫가락도 더해진다. 내친김에 시골길은 걷고 싶어 발걸음은 옮기는데 문득 말똥구리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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