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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별의 자손이라는 인간종의 본질에 대하여

홍만표 충남도 국제통상과장·지역정책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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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10.20 17:05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홍만표 충남도 국제통상과장·지역정책학박사
지난 9월 18일 뉴욕 땅에 착륙한 이후, 한 달 만인 어제 도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번 방문은 백제로 연결되는 충남도와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 다시 실감하는 계기를 만들고 내년 2023 대백제전 개최 시 구마모토현 자매결연 40주년, 시즈오카 우호 협력 10주년 기념사업 및 나라현과의 케이팝 관련 공동 행사 등과 연계함으로써 한일관계에 있어서 문화 형태가 정치형태에 선행하는 해로 하려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다시 말하면 2023년은 고대 동질성이 깊은 백제-아스카문화의 혼들이 끊임없이 왕래하는 미래의 평화로운 길목으로 만드는 것을 또 하나의 목적이기도 하다.

어제 19일에는 나리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도쿄에 있는 일본 衆議院議員会館을 방문하여 오랜 지인인 몇 분의 국회의원 등과 함께 교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였고  기꺼이 2023 대백제전 초청에 참여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얻어 내기도 했다. 지역 외교의 한 단면에 일반외교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民祭화 시킨 상황을 연출한 것이다.

특히 저녁 무렵에는 오래전부터 인연이 있는 아베 아키에 故 아베 전 수상 부인댁을 방문하여 늦게나마 조문하고 위로의 뜻을 전했다.

그 자리에서 아베 아키에 부인은 앞으로는 세계평화를 위한 일에 더욱 힘쓰고 싶다고 하면서, 우선 한일관계의 좋은 현대사를 만들기 위한 일에 민간의 입장에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어서 곧장 시즈오카현으로 이동하여 현 부지사 및 지역 외교 국장 등이 참가한 회합에서는 2023년 도-현 우호 협력 10주년 기념사업에 대해 행사가 내실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상호 노력할 것을 재확인했다.

지금은 나라현과의 협의를 위해서 교토로 향하고 있다. 어제 저녁 무렵 아베 신조 전 수상의 살아 온 인생 경로와 한 인간의 죽음 이후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빠르게 달리고 있는 신칸센의 차창 너머로 인간이라는 종의 본질적인 가치란 무엇인가에 대해 짧은 시간에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나 자신의 의식으로 아주 더 짧은 생각을 해봤다.

정치경제 사회적으로는 신자유주의 이후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모든 것이 섞이고 연결되는 상호의존 시대가 되었고 무한 소비와 성장의 믿음이 심어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90년대 동유럽이 몰락하면서 거대 이념의 시대가 종언 했다는 것이다.

인간이라는 종이 심각한 것이다. 거대 이념이 종언한 것이, 유발 하라리 같은 철학자들의 통찰을 보면 인간이라는 것은 사회적 동물인데 공통의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하나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이 이미지를 공유하는 경계가 하나의 집단으로 우리라는 상상의 공동체가 형성되는데 이 기능이 망가진 것이다. 

이게 포스트모던 즉 근대, 이분법과 본질주의에 기반해서 작동했던 1684베트스팔레아로 형성된 현대 국가체제와 1776년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그리고 산업혁명, 그 이후 2차대전 후 현재 질서인 브레튼 우즈 체제가 몰락하는 것이다. 

거대 이념이 사라졌으니 방향이 없어진 거고 방향이 없어진 거니 지금만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인류는 구원이 필요해 질 수밖에 없다. 칸트와 헤겔과 같은 철학자들도 특히 비판서를 쓴 것도 당시 하나로 인류를 엮어줬던 기독교 세계관의 붕괴에 대한 대응 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신이 부재한 자리에 무엇이 인간을 하나의 이미지로 묶어 낼 수 있을까 ? 이성일까 ? 윤리일까 ? 미학일까 ?  이성은 옳고 그름으로 대립해서 반쪽짜리고, 아니  이성은 맞냐 틀리느냐로 대립하고, 윤리는 옳고 그름으로 대립하며 결국 둘 다 답이 아닌 것을 발견하고 마지막에 美를 주목한 것이다. 美라는 건 한낱 취향이니까 더욱 그렇다. 취향은 사람마다 기질과 살아온 경험, 시공간적 체험 등 누구나 갖고 있는 특수적인 것이지만, 결국 모두가 지향하는 보편적인 영역이기도 하다. 그래서 美学에 집중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결국, 20세기에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지나서 아도르노 같은 프랑크푸르트 학파와, 리오타르와 이반일리치, 블랑쇼 같은 철학자들이 등장하게 된 것이었고 비인간학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또한 경험을 넘고, 태어나면서부터 부여된 정체성을 고민하고, 자신이라는 틀을 깨고 공동진화로 나가기 위한 철학들, 예를 들면 바흐찐이나, 낭시, 레비나스 같은 사람들도 나오는 것이다.   

게다가 국가 또는 기득권들의 반인간적(우리는 비인간적) 억압과 폭력을 어떻게 민주적으로 통제해 나갈 수 있을 지? (이 부분이 民際의 핵심)를 지금 당장 고민해야 할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지금의 문제는 우리들 믿음이 어떻게 구성돼 있느냐의 문제이고 우리의 믿음, 즉 이미지를 다른 이미지로만 대체할 수 있다. 다른 이미지(비인간학에 기반한)를 만들려면 결국 타자들의 연대와 대화인데 말의 순환, 생각의 섞임 공간을 끈질기게 추구한다. 답이 없는 수많은 답을 내어서 하나의 답에 갇혀있는 맹목의 족쇄를 풀어나가는 수없는 오답의 연속이라는 이 시대의 강을 건너가는 것만이 정답이 되는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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