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름지기 청소년기에 지혜를 닦고 호연지기를 기르는 것은 정신 건강과 신체 발달은 말할 것도 없고 바른 인성을 바탕으로 창의성을 기르는 초석임을 생각할 때, 그동안 하지 못했던 다양한 체험과 경험을 통해 건전한 청소년기를 보낼 수 있게 될 학생들을 생각하니 뿌듯함마저 밀려온다.
그러나, 모든 것을 직접 체험하고 경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주인공이 경험한 바를 간접 체험하는 독서를 일상화할 것을 권해 본다. 우리 어른들부터 틈틈이 독서하는 습관을 실천하는 5월을 그려본다.
‘책 속에 길이 있다.’라는 스웨덴 속담이나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을 되새기지 않더라도 아름다운 꽃향기와 풋풋한 풀 내음이 진한 5월이 가기 전에 책을 읽으며 자기 인생을 돌아보고 삶의 목표를 다잡아보는 것은 어떠할까?
우리 대전서부교육지원청은 학생과 교사가 함께 서로 마음을 터놓고 소통하며 인문학적 소양과 학습역량을 키우는 사제동행 독서문학기행을 매년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추진해 왔다.
지난해의 경우, 관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詩-만나다, 반하다, 빛나다’라는 주제로 테미오레, 단재 신채호 선생 생가, 대청호 등을 찾아 대전 근대역사의 발자취와 인물들을 만나고 느낀 바를 시로 쓰는 활동(詩作)을 하였으며, 중학생들은 ‘바람길 소풍’이라는 주제로 강경근대문화거리를 탐방하고, 지역 문학관에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그림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활동을 펼쳤다.
올해도 지난 5월 13일 초등학생들은 신탄진과 괴곡동 및 노루벌 생태원 일원에서 지난해와 같은 주제로 이야기 여행을 하며 시를 짓는 활동을 했고, 중학생들은 ‘문학의 숲을 거닐다’라는 주제로 전주 최명희문학관을 관람하고 문학의 아름다움과 사제동행의 즐거움을 누렸으며, 참여하면서 느낀 바를 포토에세이로 작성하면서 인문학적 감성과 심미적 감수성도 키울 수 있었다.
특히 학생들 스스로가 설계한 아이디어로 진행된 한옥마을 팀별 체험과 기행의 전 과정을 온라인 워크북(패들렛)을 통해 공유하고 나눔으로써 학습의 장을 교실과 학교 담장 밖 지역사회 및 온라인공간으로 확장하여 독서활동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인성교육의 중요한 방법이자 핵심은 현장에서 생생한 현실을 체험하며 자기 삶의 목표와 방향을 정립하는 것임을 생각할 때, 독서문학기행은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체험에 제약이 많았던 점을 극복하는 실천적 인성교육의 한 방법으로써 의미가 크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세상 물정에 어두워 안일해지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자기 생각에만 빠져 독단적이게 되어 남까지 위태롭게 만든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라고 공자는 일찍이 생각과 배움을 통해 독선과 아집에 빠지지 않는 인격도야를 강조했다.
독서문학기행, 독서여행이야 말로 인격도야의 좋은 방법이라고 감히 자신해 본다. 물론 주변의 훌륭한 인격을 지닌 사람을 찾아 직접 배우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고전이나 수필·소설 속 주인공을 책을 통해 대신 경험해 보고 생각을 본받아 함께 사는 지혜를 배우는 독서는 누구나 지금부터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쉬운 길이다.
이번 주말에는 각자 책 한 권 들고 가족과 함께 산행이든, 맛집 탐방이든 여행을 가자. 가다가 중간중간 쉬면서, 차 한잔과 펼쳐진 책 속의 한 구절을 함께 읽으며 가족 간 대화를 하며 삶의 즐거움을 찾아보자.
더불어 독서는 정신을 살찌우는 마음의 양식이니, 혼자만의 책이 아닌 모두의 책이 되도록 읽은 책을 학교나 직장으로 가져가 옆 사람과 바꿔 읽는 전 국민이 독서를 생활화하는 활기찬 5월, 타고난 선한 본성을 키워 사랑을 실천하는 인성의 꽃이 피어나는 아름다운 5월을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