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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 수문관리 초기 실패 ‘논란’

수문 닫아 빗물에 마을 침수... 113가구 잠겨 이재민 300여명 발생, 배수시설 없어 속수무책... 수문 개폐 매뉴얼 없고 외부업체 의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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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7.17 14:14
  • 기자명 By. 정영순 기자
▲ 15일 오전 8시경 침수된 버드나무길(충청신문 공주지사 앞)에서 소방대원이 고립된 주민을 등에 업고 구조하고 있다.(사진=정영순 기자)

[충청신문=공주] 정영순 기자 = 공주시 옥룡동 일대 침수 사고는 재해가 아닌 인재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내린 집중호우로 113가구가 물에 잠기면서 1명의 사망자와 300여명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공주시 옥룡동 버드나무길 일대 침수 사고는 안전불감증에 의한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수문 폐쇄 전 옥룡동 내수위에 대한 계측을 외부 업체에 의존했고, 시는 해당 업체로부터 받은 내수위 데이터조차 제시하지 못했다. 수치상의 데이터 없이 직원의 눈짐작에 의존해 수문을 닫은 의혹을 산다.

수문 개폐와 관련한 매뉴얼이 전혀 없고, 수문을 닫기 전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지 않는 등 큰 인명피해 위기도 초래했다.

수문 폐쇄 후 내부의 물이 삽시간에 불었지만 물을 빼낼 펌프 시설도 아예 없는 속수무책이었다.

주민들의 항의로 수문을 연 것도 데이터가 아닌 ‘직원들의 재량’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충청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침수사고는 15일 오전 7시 30분쯤 공주시가 금강 범람에 대비해 옥룡동에 만든 수문을 닫으면서 발생했다.

이후 침수지역 내부와 인근 산기슭 등에서 쏟아진 폭우가 빠져 나가지 못한채 순식간에 옥룡동 일대에 물이 고였다.

시가 주민들에게 수문을 닫는다는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은채 수문 폐쇄 30분 만에 버드나무길 저지대 도로와 가옥들이 침수되기 시작했다.

뒤늦게 시와 경찰이 사이렌을 울리며 안내방송을 하는 등 주민들의 탈출을 유도했다.

새벽잠에 빠져있던 주민 정 모(옥룡동 303번지)씨는 “경찰의 비상 싸이렌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어 나와보니 집앞에 흙탕물이 가득차 올라 속옷 차림으로 차를 몰고 현장을 탈출해 목숨을 건졌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 16분쯤 농협 인근에서 한 남성이 불어난 물에 떠내려가 오후 4시 13분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주민들의 요구에 응한 시가 수문을 개방한 시간은 같은 날 오후 3시쯤이다.

공무원 A씨와 주민들이 수문을 열어본 결과 금강 수위가 옥룡동 내수위보다 낮아 마을을 뒤덮은 물은 30분 만에 빠졌다.

당시 금강 수위는 12.03m로 이번 장마기간 중 가장 높았다.

수문은 대청댐 방류량 확대 소식을 접한 공주시가 금강물의 유입을 막기 위해 닫은 것으로 파악됐다.

내수위 계측 시스템과 결과를 요구하는 질문에 시 관계자는 “전남도 소재 업체에 문의해 데이터를 받는다”고 해명 했지만 당시 데이터에 금강물의 수위가 높았는지는 확인을 못해줘 의혹을 더욱 키운다.

현장을 지켜본 주민 B씨는 “금강 수위가 가장 높을 때 마을 물이 빠졌다. 수문을 닫을 당시 금강 수위는 더 낮았다(11.2m)는 뜻”이라면서 “시가 수문을 잘못 닫아 침수를 불렀다. 당시 실제 데이터를 주고 받았는지, 데이터도 없이 육안으로 보고 수문을 닫은 건지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안전 조치였다 해도 펌핑을 못해 마을이 수몰됐다”며 “인재가 분명하다. 주민들은 소송에 나설 태세”라고 분노 섞인 반응을 쏟아냈다.

시 관계자는 “내부의 물이 고여 침수 사고가 날 것은 예견하지 못했다”며 “수문 개폐 매뉴얼 작성과 배수펌프 설치 등에 관해 논의해 보겠다”고 궤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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