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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마음 성형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문학심리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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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3.09.17 14:2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지숙 작가·칼럼니스트·문학심리상담사
요즘은 주변에서 성형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예전에는 연예인이나 특별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성형수술을 많이 받았는데, 요즘은 인상을 좋게 바꿔 취업에 유리하게 만들려는 젊은 세대부터 나이가 들어 변해가는 모습을 보다 활기찬 젊은 모습으로 복원하려는 어르신들도 성형한 모습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좀 더 아름다워지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고 크게 느껴진다. 아무래도 사회생활 첫 만남에서 외모에서 풍기는 인상을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만큼 외모의 중요성이 커지는지도 모르겠다.

상대에게 호감을 주어야 더욱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는 사회생활을 위해서든, 연인을 만나 호감도를 더욱 상승시키기 위한 이유에서든 또는 늙어가는 자신의 모습이 추하게 보여 여생을 더욱 자신감 있게 살려는 소망에서든 성형수술을 받는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는 것에 대해 예전보다는 확실히 거부감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우연히 옛 동창을 만났을 때 외모가 예전의 모습과 너무 달라 당황한 적도 있지만, 변한 모습 뒤에 살짝 가려진 자신감은 보기에 좋았던 것 같다. 외모의 변화로 성격까지 좋게 바뀌었다면 그것은 살면서 자신이 선택한 긍정적인 변화일 수도 있다. 나이가 들면서 얼굴에 생기는 주름살을 보게 되는 순간, 세월은 절대로 누구든 비껴갈 수는 없다는 것을 절감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게 된다.

외모의 성형이 잠시나마 자신감을 더욱 높여주기도 하고 인간관계를 더욱 원활하게 해주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거기에다가 금상첨화로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 성형까지 해보는 것은 어떨까? 살면서 눈에 보이는 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어쩌면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사진을 우리가 선명하게 볼 수 있다면 무척 재미있는 상황들이 펼쳐질 것이다. 상대의 엉덩이를 손으로 만지면 그 사람의 과거 모습과 생각들을 한 장의 사진처럼 다 들여다볼 수 있는 황당하고 재미있는 드라마를 최근 방송을 통해 보면서 큰 웃음이 터져 나왔다. 우리가 상대의 생각을 모두 꿰뚫어볼 수 있다면 사회생활 속의 인간관계가 예측하기 어려운 혼란스런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 이익만 추구하고 내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는 이기심과 독단을 이타심과 이해심이 가득한 사람으로 반듯하게 성형할 수 있으면 좋겠고, 남을 비난하기에만 익숙한 나쁜 버릇을 칭찬에 익숙한 사람으로 마음 성형하면 좋겠다. 또한 남의 상처나 아픔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차가운 마음의 소유자를 마치 내 아픔과 상처인 듯 보듬으려는 따뜻한 사람으로 바꿀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얼굴이 아름다워지길 바라는 마음처럼 눈에는 보이지 않는 마음의 얼굴이 누구보다 예뻐지길 소망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어쩌면 마음의 밭을 가꾸는 마음 성형은 너무나 의미 있고 누구에게나 필요한 작업일 수도 있다. 건강한 정신이야말로 건강한 사회와 국가를 만들 수 있다. 그러므로 삐뚤빼뚤한 마음의 모양을 가지런하게 정돈하면 세상을 보는 시야도 바뀌어 타인에게 좀 더 너그러워지고 관대해져 평화로운 사회가 이루어질지도 모르겠다.

사회속의 인간관계에서 반목과 분열의 대치 상황들이 계속된다면 생산적인 에너지 소모는 매우 클 것이고 우린 점차 지쳐갈 것이다. 나부터 마음 성형을 해서 마음이 좀 더 예뻐지도록 노력해야겠다. 올바르게 다듬어진 마음 성형을 위해 “욕심이 과하면 가진 것마저도 잃는 법” 이라는 교훈을 되새겨보는 풍요로운 가을을 맞이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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