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철근 누락 아파트 명단 살펴보니
왜 LH 아파트에서만 철근이 누락됐을까.
철근이 누락된 LH 아파트가 무더기로 나온 지난 8월. 정부는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민간 아파트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주택공사(GH) 아파트엔 부실시공이 없었다는 전수결과를 내놨다. 전국 427개 단지 중 철근이 누락된 곳은 한 곳도 없다는 게 결론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아파트 단지에서 ‘철근 누락’이 추가로 확인됐다. 지난 23일 안전진단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자체 시행단지 11곳과 민간참여 사업 단지 19곳에 대해 추가 긴급안전진단을 한 결과 2개 단지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돼 보강 공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추가로 철근 누락이 확인된 단지는 경기 의왕시의 ‘의왕초평A3’과 화성시의 ‘화성비봉A3’ 등 두 곳이다.
무량판 구조의 아파트는 수직재의 기둥에 연결되어 하중을 지탱하고 있는 수평구조 부재인 보(beam)가 없이 기둥과 슬래브(slab)로 구성된다.
무량판 구조의 장점으로는 보가 없기 때문에 슬래브와 기둥으로 구성되어 있어, 보 두께 만큼의 층고를 확보할 수 있어 공간의 활용성이 높다는 점이 있다. 또 보를 통과하거나 관통할 필요가 없어 전기 및 설비배관의 시공성이 향상된다는 점도 있다.
하지만 무량판 구조의 단점으로는 보가 받는 하중까지 슬래브가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슬래브의 두께가 두꺼워지고 철근과 콘크리트의 양이 증가하기 때문에 비용이 증가한다는 점과 고층건물에도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 있다.
왜 LH 아파트에만 철근 누락이 발생하는 걸까. 전문가들은 "무량판 구조 자체는 적절한 설계와 시공이 이뤄지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LH는 공사비가 저렴하지만 배근이 복잡한 재래식 공법을 사용해 시공 과정에서 철근이 누락될 가능성이 높다"며 "민간은 대체로 보강근이 제작된 자재를 설치해 오시공이 나올 확률을 줄이는 공법을 채택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국토부 관계자도 "비용절감을 위해 현장 시공이 복잡한 공법을 LH가 많이 채택한 것도 원인"이라며 "무엇보다 LH가 아파트의 설계, 시공, 관리 감독에 있어서 이상이 있었음을 드러내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해인 기자 khi@dailyc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