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한은혜 기자= “언제까지 이 가격을 유지할 수 있을지...”
대전 서구에서 15년째 칼국수집을 운영하는 김모(60)씨는 “재료값부터 전기세까지 가격이 오르지 않은 게 없는데, 언제 까지 착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곳의 기본메뉴인 손칼국수는 단돈 ‘5000원’으로 행정안전부 규정에 의거, 지자체장이 지정한 대전지역 착한가격업소 중 하나다.
김씨는 “착한가격 업소로 지정된 책임감과 사명감에 단 한 번도 가격을 올리지 않았는데, 계속해서 오르는 물가에 수지타산 맞추기 어려워진 상황이라 고민이 크다”고 설명했다.
14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대전에 등록된 착한가격 업소는 총 374건으로 대덕구 43건, 동구 56건, 서구 133건, 유성구 52건, 중구 90건이다.
착한가격업소는 지역의 평균적인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며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당, 미용실, 목욕탕, 카페 등 업소를 선정해 지원하는 제도다.
하지만 물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동종 업소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 착한가격업소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되면 이를 알리는 문패와 종량제 봉투 제공, 상하수도료 감면 등 지자체의 지원이 따르지만 고물가로 인한 본질적인 경영난 해소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고물가를 버티지 못해 문패를 반납하려는 소상공인들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된 목욕탕을 운영하는 채모(60)씨는 “전기료랑 수도세가 오르면 어쩔 수 없이 이용료를 올려야한다. 어르신들, 동네 단골들이 주된 고객이라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유성구에서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된 한식집을 운영하는 한모(50)씨도 “요즘처럼 밥 한끼 1만원으로 사먹기 어려운 시기에 우리 매장에서 손님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한끼 든든하게 드시는 걸 보면 뿌듯하다. 그치만 장사를 해도 남는게 없어 내년에는 착한 가격을 포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대전시 외식 품목 중 삼겹살, 삼계탕, 냉면은 각각 1만8333원, 1만5400원, 1만600원으로 모두 1만원대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