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신문=대전] 유수정 기자 = 대전 중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32)씨는 지난해 청년도약계좌 가입이 거절됐다. 연봉이 4500만원으로 1인 가구의 연소득 기준 4200만원을 초과하면서다. 김씨는 “부모님의 노후 대비가 미흡한 상황이라 생활비와 병원비를 송금하면 수중에 100만원도 남지 않지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가입 조건이 너무 까다로운 것 같다”고 말했다.
청년도약계좌가 18일부터 가입 요건을 대폭 완화한다. 1인가구 연소득은 5834만원 이하로 확대되고, 병역 이행 중인 군 장병도 가입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부터 신청자 본인을 포함한 가구 소득요건이 중위 180% 이하에서 250% 이하로 확대됐다.
보건복지부 고시(2022년 기준) 기준으로 1인 가구 4200만→5834만원, 2인 가구 7041만→9780만원, 3인 가구 9060만→1억 2584만원, 4인 가구 1억 1061만→1억 5363만원으로 상향됐다.
병역 이행 중이거나 이행한 청년도 가입할 수 있게 됐다. 군 장병급여는 비과세 소득으로, 직전년도와 전전년도 과세기간에 소득이 있음을 증빙할 수 없어 원칙적으로 청년도약계좌 개설이 불가능했지만 이날부터 가입을 지원한다.
청년도약계좌는 19~34세 청년층을 대상으로 목돈 마련을 돕는 정책형 금융상품이다. 매달 70만원씩 5년간 납입하면 만기 시 원금 4200만원에 이자, 정부 지원금을 더해 약 5000만원으로 돌려준다. 매월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협약은행 앱으로 가입 신청이 가능하다.
그간 가입 조건이 까다롭다는 지적을 받아왔으나, 보다 많은 청년을 지원하고자 대상자 범위를 확대했다.
특히 중도해지 시 혜택을 강화했다. 가입 기간이 길어 생애주기상 변동성이 큰 청년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다.
도약계좌를 3년 이상 유지한 경우, 만기 이전에 해지하더라도 비과세 혜택을 적용하고 정부기여금도 매칭비율의 60% 수준(월 최대 1만 4400원)으로 지급하도록 추진한다.
4월 신청기간은 오늘부터 내달 5일까지다. 일반 청년과 청년희망적금 만기자 모두 신청 가능하다. 병역이행 청년은 오는 25일부터 내달 5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청년희망적금 만기자 중 청년도약계좌로 연계가입을 신청한 비율은 지난달 기준 20%대에 그쳤다”며 “장기간 목돈 예치에 부담을 느끼는 청년들에게 도약계좌의 선호도가 높지 않아 유인책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