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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 이야기] 대청호 벚꽃에서 희망을 기다리며

박규영 대전 동구청 정책개발협력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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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4.03.19 14:37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박규영 대전 동구청 정책개발협력실장
해마다 이맘때 쯤이면 벚꽃을 주제로 한 유명가수의 노랫자락이 흥겹게 들려온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잎이~♬’ 감미로운 벚꽃엔딩 노래를 듣고 있으면 서정적인 벚꽃 풍경이 머릿속을 스치며 옛 추억에 빠져들게 된다. 만개한 벚꽃이 주는 아름다운 모습은 모든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

벚꽃하면 대청호를 빼 놓을 수 없다. 세상에서 가장 긴 벚꽃길(26.6㎞)로 알려진 대청호 벚꽃길은 매년 봄이면 장관을 이룬다. 명상정원 등 빼어난 자연환경과 어우러져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동구의 자랑인 곳이다.

벚꽃 개화시기가 다가오며 동구청 직원들이 무척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3월 29일부터 사흘간 대청호 일원에서 열리는 ‘제6회 대청호 벚꽃축제’ 준비에 한창이기 때문이다. ‘도심 속 힐링’, ‘자연속 우리’라는 슬로건 아래 친환경, 힐링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벚꽃 개화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해 예년보다 일주일 가량 앞당겨 개최된다.

지난 해 벚꽃이 일찍 펴 난감한 상황에도 ‘중요한 건 꺽였는데도 그냥 하는 축제’라는 역발상 재치를 발휘하며 축제 흥행몰이를 했던 기억이 새롭다. 올 축제도 영화 ‘파묘’를 패러디한 홍보영상을 직원들이 직접 제작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같은 직원들의 톡톡튀는 아이디어와 열정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어우러진 명품 축제가 기대된다.

동구청이 대청호에 열정을 쏟으면서 축제를 개최하고 방문객들을 끌어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시다시피 대청호는 상수원보호구역으로 350만 대전·충청민의 식수를 책임지는 소중한 수자원인 동시에 수몰민의 아픔과 애환이 공존하는 곳이다. 관광객에겐 계절마다 변화무쌍한 매력을 선사하는 생태관광과 레저·힐링 공간이기도 하지만, 상수원보호구역 외에도 개발제한구역,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등 총 7가지의 중첩 규제를 받고 있는 원주민들에겐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고통의 공간이기도 하다.

1980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지역민들은 수십 년간 생활불편과 고통을 호소해 왔다. 각종 행위제한으로 천문학적인 재산권 손실을 감내해야만 했고 대청동의 인구는 지난 20년간 33% 감소하여 인구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또한, 동구 전체면적의 45%, 대청동 면적의 97%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 있어 지역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 구민의 복리증진과 지역발전을 위해 존재하는 행정기관에서 마냥 손 놓고 있을수는 없지 않은가. 대청호 상수원보호구역 규제개선을 민선 8기 동구의 핵심과제로 선정하고 매진하는 이유다.

그 동안 동구에서는 대청동 상수원보호구역의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대청호 유역 공동발전협의회 출범, 규제개혁위원회 핵심과제 선정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주무부처에서는 합당한 이유없이 여전히 요지부동인 상황이다. 비점오염 문제, 하류지역 주민과의 이해관계 등 풀어야할 과제가 있긴하나 환경·물처리기술의 고도 발전, 시민의식 등 시대적 변화를 담지 못하는 구태만을 되풀이하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이제 대청호 주민들의 인내는 한계에 다다랐다. 깨끗한 상수원 유지, 푸른 자연환경의 보전과 함께 지역민들의 생활여건 개선과 정당한 경제활동 지원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일방적 희생과 대립이 아닌 상생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규제 개선 주무부처에서는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는 지역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전향적인 자세로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대청호에 불어올 꽃바람이 희망의 등대가 되어 규제 개선이 이뤄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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