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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태풍의 눈은 선량이 아닌 시민이다

“큰 피해 입힌 태풍은 이름에서 영구 삭제되듯 선거판 어지럽하는 후보는 유권자들이 ‘레드카드’를 꺼내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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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9.05 17:27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 창 견 시인

최대풍속 17m/s 이상, 폭풍우를 동반하는 열대성 저기압. 바로 태평양 남서부에서 발생해 우리나라 쪽으로 불어오는 태풍(颱風)에 대한 설명이다.

태풍은 세계 각 발생지역에 따라 그 명칭을 달리한다. 대서양 서부에서 발생하는 것은 ‘허리케인’, 인도양에서 발생하는 것은 ‘사이클론’, 오스트레일리아 북동부에서 발생하는 것은 ‘윌리윌리’라 한다.

보통 태풍은 연간 약 30여건이 발생하는데, 올해 17번째로 발생해 북동진하고 있는 태풍 도라지(Toraji)는 다행스럽게 우리나라엔 간접영향을 미치고 일본 가고시마에 상륙해 소멸됐다.

일반적으로 태풍의 에너지는 맨해튼계획에 의해 일본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코드명 팻맨(Fat Man. 원자폭탄)의 1만 배 이상의 위력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이를 증명하듯 1959년 ‘사라(Sarah)’, 1987년 ‘쉘마(Thelma)’에 이어 2002년 ‘루사(Rusa)’, 2003년 ‘매미(Maemi)’, 2005년 ‘나비(Nabi)’ 등은 우리나라에 상륙해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를 가져다 준 태풍으로 기록돼 있다.

 

-큰 피해를 준 태풍의 이름은 영구 삭제

 

태풍의 이름은 2000년부터 아시아권 14개국에서 각 10개씩 고유 언어로 만든 140개 이름을 세계기상기구(WMO)에서 5개조 28개씩 나눠 국가 명 알파벳 순서에 따라 차례로 명칭을 붙이고 있다. 140개를 모두 사용하면 다시 1번부터 명명한다.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이름은 개미, 제비, 나리, 너구리, 장미, 고니, 수달, 메기, 노루, 나비 등이고 북한이 제출한 이름은 기러기, 소나무, 도라지, 버들, 갈매기, 봉선화, 매미, 민들레, 메아리, 날개 등이다. 이중 북한에서 명명한 ‘매미’는 ‘무지개’로 변경됐고, ‘루사’와, ‘나비’도 각각 다른 이름으로 대체케 된다.

이는 피해가 컸던 태풍의 이름은 각국의 협의에 따라 재사용치 않고 다른 이름으로 교체하는 관례에 따른 것이다. 최근 염홍철 대전광역시장의 내년 지방선거 불출마 선언 이후 지역 정가는 태풍의 눈에 들어선 것 같은 분위기다.

마치 무주공산(無主空山)이라도 된 듯, 웬만한 선량들은 시장 출마를 내심 저울질하고 은근히 언론에 이름 석 자 오르내리는 것을 즐기는 분위기다. 현역 국회의원직을 가진 인사들이나 보편적으로 시장감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인사까지도 등급(?)을 올려 직간접적으로 시장후보군을 표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흔히 선량들은 언론의 부고 난을 제외하고 어떤 기사라도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을 홍보라고 생각하는 속성에 기인한다.

 

-유권자의 힘, 레드카드 보여줘야

 

여기에 요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중앙권의 제3 후보 영입 가능성 등을 전제하기도 한다. 그러자니 이쯤에서 시대정신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먼저 현역 국회의원들의 자천타천 시장후보군 분류는 지역 구민들의 선택을 외면한 자기 욕심의 발로가 아니던가? ‘더 큰 대전발전을 위 한다’는 변명이라면 국회의원으로서 지역발전에 공헌하겠다는 공약은 어떻게 해명할 것이며, 더구나 보궐선거로 인한 혈세의 낭비는 또 어쩐단 말인가?

구태를 벗지 못하고 시장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기초단체장을 겨냥한 인사들이나 제3 후보론을 부추켜 시민들에게 피로와 혼란을 가중시키는 인사들도 이젠 제대로 시대정신을 읽어야 한다.

시민들은 제 선거에서 4년마다 유권자(有權者)가 된다. 유권자는 ‘저울을 가진 사람’이라는 말로 ‘경중과 대소를 분별해 올바른 판단으로 투표할 수 있는 사람’이란 뜻이다. 이러한데도 선거분위기에 혼란을 가중시키는 인사가 있다면 이는 큰 피해를 준 태풍의 이름이 영구 삭제되듯, 시민들은 ‘레드카드’를 꺼내들어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태풍이라는 회오리는 선량이 아니라 유권자라는 명칭의 시민들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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