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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건배사재우취(健配事財友趣)

“나이는 숫자일 뿐 연륜은 추억과 감동의 수로 헤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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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12.11 18:30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박 영 식 대전팝스오케스트라 ccd

연륜은 연수로 셈하는 게 아니다. 나이는 숫자일 뿐. 나는 추억과 감동의 수로 헤아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산다는 것은 감동한다는 것이며, 감동으로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동의한다면 살아가면서 감동을 위한 이벤트를 많이 만들고, 참여해야 할 필요가 있다.

100세 시대, 그동안 감동이 모자랐다면 지금부터라도 감동을 쌓아가자. 그것도 인생 이모작이다.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을 버텨내느라 굳어진 얼굴 근육부터 풀 일이다. 삭막해진 가슴에 한 바가지나마 감동을 물을 뿌려 적실 일이다. 말 그대로 인생 이모작을 해야 하는 나이라면 이모작 준비를 하면서 평생 현역이 될 노후설계를 착실히 해둘 필요가 있다. 남에게 헌신만 하면 자칫 헌신짝이 될 수 있다.

나는 자기 자신을 위한 여섯 가지 설계를 들려주고 싶다. 꾸준히 하기를 권한다. 이른바 ‘건배사재우취’다.

첫째 건(健)은 건강한 몸만들기, 두 번째는 배(配)는 배우자 챙기기다. 사(事)는 일거리 지속하기, 재(財)는 돈 좀 마련해 놓기, 우(友)는 같이 놀 친구 사귀어 놓기이고, 나머지 취(趣)는 꾸준한 취미생활 준비하기다.

정해진 순서는 없다. 매일 생각하고 끊임없이 행동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버려야 할 것도 있다. ‘귀겁몰따게비’다.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이 자주 입에 올리는 핑계들이다. 인생 이모작을 하겠다면 버릴 건 버리고, 또 용감해져야 한다.

귀는 귀찮아서, 겁은 겁나서, 몰은 몰라서다. 따는 따지다가, 게는 게을러서, 비는 비용이 모자라서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요즘, 직장 은퇴 후, 대책 없이 두려움에 떨지 말고, 무방비 상태로 떼 밀리지 말고, 때로는 젊은 세대에게 배우면서, 때로는 사회 봉사활동도 하면서, 지혜롭고 행복하고 아름답게 살아 갈 준비를 해야 한다. 인생은 시간의 흐름이지만, 그 시간은 오로지 한 방향으로 흐를 뿐, 양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다.

하루 24시간은 공평하게 주어졌지만,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인생 이모작의 승패는 시간 관리에 의해 좌우된다. 소일(消日)하지 말고, 석음(惜陰)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영화에선가 ‘너의 가장 큰 죄는 인생을 낭비한 죄’라고 했다. 일리 있는 얘기다.

그러면 그 시간 관리를 어떻게 하여야 하나? 인간이 시간의 노예가 되지 말고, 시간의 속성을 잘 알아채서 마음의 여유와 평정을 찾아야 한다. 시간은 두 종류가 있다고 한다.

그저 ‘째깍째깍’ 흐르는 물리적 시간, 수리적 시간의 개념인 ‘크로노스(cronos)’의 인생보다는, 주관적 시간, 순간의 선택이 인생을 좌우하는 기회의 시간, 의미적 시간, 결단의 시간의 개념인 ‘카이로스(kairos)’의 인생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이는 스스로를 습관적으로 채찍질하면서 부단히 가치 있는 소중한 일을 찾으면서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선택이다. 선택은 고통이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것이 아니다.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삶을 살 것이냐, 아니냐에 대한 것이다. 어떻게 시간 관리를 잘 해서, 행복하게 사느냐는 것이다. 내가 공감한 바가 있어 실천해 보려고 하는, 영국 버크셔 주의 한 작은 도시인 슬라우(Slough)의 행복헌장 10계명을 간략히 소개해본다.

첫째는 1주일에 3회, 30분씩 운동하기, 다음은 좋은 일, 감사한 일 떠올리기, 셋째는 가까운 사람들과 대화나누기다. 네 번째부터 일곱 번째까지는 식물 가꾸기, TV 시청 줄이기, 미소 짓기, 친구에게 전화하기다, 그리고 유쾌하게 웃기, 매일 자신에게 선물하기에 더해 누군가에게 선물하기가 이어진다.

올 한해 어떻게 살아왔는지 돌아보는 세밑이다. 돌아보면서 잘못한 일, 슬픈 일만 떠올리지 말고 좋았던 일, 잘했던 일들을 떠올려 보자.

감동을 받았던 일들을 떠올려 보자. 슬그머니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다면 올해는 잘 보낸 것이다. 가슴 속에 뜨거운 무언가가 느껴진다면 제대로 산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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