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할리우드 영화의 촬영지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한국의 영화시장이 급격히 팽창하고, 한류가 세계적으로 히트하면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면서다.
21일 영화계에 따르면 올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2편 이상이 서울, 인천 등에서 촬영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개봉해 한국에서 빅히트한 외화의 후속편도 이 가운데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류붐이 일면서 태국의 ‘헬로우 스트레인저’ 등 아시아권 국가들이 한국을 촬영지로 선택한 적은 있으나 할리우드가 한국에 관심을 보인 적은 거의 없었다.
2011년 6월 서울 강남역 일대에서 촬영된 ‘본 레거시’ 정도가 유일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그간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할리우드 관계자들도 상당수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국의 영화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게 가장 큰 동인이다.
한국은 2011년 1억5972만 명의 관객을 모았으나 2012년에는 1억9489만 명으로 크게 늘더니 급기야 작년에는 2억 관객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했다.
이처럼 한국 영화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브래드 피트 등 할리우드 특급 스타들의 내한이 러시를 이뤘다.
한 영화사의 해외마케팅 관계자는 “한국 시장은 이미 세계 5위권에 진입했다”며 “원래 할리우드 스타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난 후에는 마케팅 차원에서 해당 국가의 촬영지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화 흥행 2위인 ‘어벤져스’의 속편도 한국 촬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미션 임파서블 5’를 연출하는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은 지난해 부산 해운대 일대를 둘러보고 관계 기관장들과 만나 로케이션 촬영 등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해외 제작자들의 문의가 이어지면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시행 중인 ‘외국 영상물 국내 로케이션’ 제도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 제도에 따르면 정부는 국내 촬영 제작비의 최대 30%를 보전해준다.
정부는 2012년 중국 영화 1편, 작년 중국·일본에 각 1편씩 모두 2편을 지원했지만 최근 들어 국내 촬영과 관련한 해외 영화사들의 문의가 쇄도한다는 것.
문체부 관계자는 “‘외국 영상물 국내 로케이션’ 제도를 문의하는 해외 영화계 인사들이 많은 건 사실”이라며 “싱가포르 등이 40%를 보전해준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경쟁을 부추기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시장이 커진데다가 한류 등으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아지고 우리 현장 스태프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할리우드 등 해외 영화사들이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