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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에 맞선 시민들…‘또 하나의 약속’

대기업에 맞서 싸우는 산업재해 피해가족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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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1.26 16:51
  • 기자명 By. 충청신문

‘또 하나의 약속’은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故) 황유미 씨의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영화는 한국사회를 장악한 골리앗 대기업에 맞서 싸우는 산업재해 피해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상구(박철민)는 딸 윤미(박희정)가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국내 최고기업 진성에 취업하자 안쓰러우면서도 자랑스러워한다.

그러나 마른하늘의 날벼락처럼 윤미는 취업 2년 만에 백혈병에 걸려 귀향한다.

온갖 약을 써보고 항암치료도 받아보지만, 차도가 별반 없다.

쪼들린 형편에 치료비마저 부족해 전전긍긍해 하던 상구.

어느 날 진성의 한 간부가 찾아와 윤미의 사직을 종용하며 상구에게 위로금을 전한다.

우리 사회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대기업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과 배금주의가 스민 한국사회에 대한 날 선 시각이 돋보인다.

꼼꼼한 취재가 영화의 미덕이다.

대기업을 상대로 상구와 노무사 난주(김규리)가 벌이는 투쟁이 얼마나 힘겨운 것인지 영화는 사실적으로 전한다.

진성은 돈의 힘으로 증인을 매수하고, 온갖 회유와 겁박을 동원하며 상구 등을 위협한다. 공권력마저 진성의 편이다.

“추모행진했다고 집시법 위반으로 잡혀가는” 난주의 일화에서 보듯 대기업과의 ‘양식 있는 싸움’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그럼에도, 인권변호사와 노무사·기자·피해자들이 모여서 올바름을 위해 나서는 장면은 꽤 감동적이다.

“그 사람들(진성 측)이 우리를 또 하나의 가족으로 만들었어요”라는 상구의 대사는 영화 막판 큰 힘을 발휘한다.

영화의 만듦새가 뛰어나다고 보긴 어렵지만 진실을 향해 다가가려는 감독의 노력과 태도는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빛을 발한다.

영화는 어렵게 만들어졌다. 제작진은 투자자들을 구할 수 없어 제작두레 등 시민모금 운동을 통해 제작비를 마련했다.

이들은 제작두레와 개인들의 직접 투자로 15억원을 모금했다. 순제작비(10억)는 물론 프린트와 광고(P&A) 비용을 포함하는 총제작비 전액을 모았다.

제작두레 방식으로 제작비 전액을 모은 상업영화는 ‘또 하나의 약속’이 처음이다.

오는 2월6일 개봉. 12세이상관람가. 상영시간 120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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