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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지다’ 한국 영화의 어머니 황정순 별세

1941년 ‘그대와 나’로 영화에 데뷔, 최근 요양병원 머물다 폐렴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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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2.18 19:10
  • 기자명 By. 충청신문

지병을 앓아오던 원로배우 황정순 씨가 17일 별세했다. 향년 89세.

2010년과 지난해 9월 지병으로 입원한 적이 있는 고인은 최근 요양병원에 머물다 폐렴이 악화해 서울성모병원으로 옮기고 나서 이날 오후 9시 45분 숨졌다고 유가족이 18일 전했다.

고인은 15세이던 1940년 동양극장 전속극단인 ‘청춘좌’ 에 입단하고 1941년 ‘그대와 나’로 영화에 데뷔했다. 연극 200여 편, 영화 430여 편에 출연하며 전형적인 한국인의 어머니상을 연기했다.

고인은 데뷔 이후 주로 연극에 주력하다가 1956년 김소동 감독의 ‘왕자호동과 낙랑공주’에 조연으로 출연했고, ‘숙영낭자전’(1956), ‘사랑’(1957) 등에 잇달아 출연하면서 본격적인 영화 활동을 시작했다.

유현목 감독의 ‘인생차압’(1959), 홍성기 감독의 ‘청춘극장’(1959) 등에서 개성 있는 연기로 주목을 끈 고인은 강대진 감독의 ‘박서방’(1960), ‘마부’(1961), 유현목 감독의 ‘김약국의 딸들’(1963) 등에서 자상하고 다정다감하지만 때로는 엄격한 어머니의 모습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한국적 어머니상을 잘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고인은 때로 변신을 하기도 했다. 1964년 조긍하 감독의 ‘육체의 고백’에서는 모든 밤의 여인들로부터 존경과 지지를 받으며 ‘대통령’이라 불리는 양공주를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였고, 1965년 배우 최은희와 호흡을 맞춘 ‘민며느리’에서 구박하는 악독한 시어머니 역을 천연덕스럽게 해내기도 했다.

영화가 침체기에 빠진 1970년대 초반부터 TV로 눈을 돌려 ‘딸’ ‘붉은 카네이션’ 등에 출연하기도 했으며 1971년 극단 동양의 창립공연에 참가해 ‘소’ ‘여름과 연기, 그리고 바람’ 등을 공연하면서 연극계와도 끈끈한 유대관계를 이어갔다.

그런 가운데 틈틈이 이두용 감독의 ‘장남’(1984) 등에 출연하며 스크린에도 나들이 했던 고인은 1999년에는 노환으로 불편한 몸을 이끌고 무대에 올라 연극 ‘툇자 아저씨와 거목’에 나서기도 했다.

상복도 많았다. 고인은 1957년 이강천 감독의 ‘사랑’으로 제1회 한국평론가협회상 최우수여우상을 수상한 바 있다. 생존 당시 고인은 영화배우로서 받은 첫 번째 상이라 그 기쁨이 남달랐다고 말한 바 있다.

이밖에도 제1회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상록수’(제2회), ‘혈맥’(제3회), ‘갯마을’(제5회), ‘엄마의 일기’(제7회)로 대종상 여우조연상을 4차례 거머쥐며 역대 여우조연상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대표적인 출연 영화로는 ‘김약국의 딸들’(감독 유현목), ‘화산댁’(장일호), ‘내일의 팔도강산’(강대철), ‘육체의 고백’(조긍하) 등이 있으며 2006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 됐다.

2007년에는 신상옥 감독과 유현목 감독에 이어 세 번째로 영화인 명예의 전당에 올랐으며 지난해 대종상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20일, 장지는 남양주 모란공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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