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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의원님, 이번에는 잘 하시지요

“신당창당에 새정치 신뢰 잃어 6·4선거 예비후보자 ‘멘붕’ 모두 교체하는 큰 개혁이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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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3.06 17:48
  • 기자명 By. 김형중 기자

새정치에 희망을 걸었던 모든 사람들은 지난2일 실망을 금치 못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이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신당 창당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6·4선거를 뛰고 있는 일부 예비후보자들은 ‘핵폭탄’에 가까운 충격을 받았다. 보수와 진보 싸움에 지친 나머지 새정치연합의 새정치 실험에 기대를 걸고 있던 상당수 유권자들은 멍하니 지붕만 쳐다보는 꼴이 됐다. 왠지 속은 듯한 기분은 왜일까?

갑작스런 이번 합당은 몇가지 이유가 있다는 정치권 분석이다. 안철수 의원의 자신감 없는 정치 행보와 김한길 대표의 구석으로 몰리는 정치행보가 결정적 원인이다.

안 의원은 몇 달 전 호남권에서 자신들이 민주당을 앞서는 여론조사에 고무됐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민주당에 뒤지는 형세에 난감해했다.

또한 6·4지방선거에 내세울 만한 후보들이 마땅치 않은 모양새를 드러내면서 새정치에 걸맞은 참신한 인재가 모여들지 않는데 고민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김한길대표도 역시 탈출구가 필요했다. 그동안 친노그룹으로부터 2선 후퇴를 요구받아온 김한길 대표도 이번 신당 창당을 깜짝 선언함에 따라 궁지에서 벗어날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새정치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보면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지난 1월 21일 제주에서 창당 선언을 한지 꼭 40일만에 그 막을 내렸다.

안철수 식 새정치의 대의명분이 퇴색해버렸다. 과연 “안의원의 정치력은 어느 정도인가”에 대한 의구심 마저 든다.

그가 험난한 정치무대에서 새로운 정치를 실험할 뚝심이 있는 것인지 이젠 가름하기 힘들다. 좀더 깊이 들여다보자. 그는 지난 서울시장 선거와 대통령 선거, 이번의 ‘제3지대 창당’ 선언에 이르기까지 고빗사위마다 번번이 식언을 거듭하고도 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자신에게 관대하다고 해야 할까. 기성 정치가 썩었다고 창만 던졌지 최소한의 절차적 정의도 지키지 않는 자신의 비민주적 정치행태에 대해서는 비수를 들이대지 않는다.

이번 신당 창당으로 안철수 의원의 독자적인 새 정치 실험은 끝났다. 새 정치는 알맹이가 드러나지도 않은 채 용두사미가 되고 말았다. 그러니 새 정치를 말하기 전에 민주주의의 기본부터 익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까지 나오는 것이다.

신당에 기대를 거는 사람도 있다. 어쩌면 이번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 신당 발표는 오히려 늦은 면이 있다는 것이다. 안철수의원 측이 통합 시도 대신 독자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번 전격 합의가 가능한 배경은 역시 새정치다.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의 연이은 약속파기와 그 뻔뻔함에 두 세력은 약속정치를 내걸고 뭉친 것이다. 그 고리는 기초선거정당공천폐지다.

안철수의원측은 민주당이 수천 수만의 지자체장, 의원의 탈당을 감수하면서까지 약속을 지키겠다는 결단을 보고 정치혁신의지를 받아들인 것이다. 기울어진 운동장, 불리한 언론환경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뭉쳐야 한다는 현실에 모두 공감한 것이다.

8일전 당시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은 대전시당 창당 발기인대회가 열리는 대전시 서구 오페라웨딩에서 6·4지방선거에 출마를 꿈꾸는 예비 후보자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불과 며칠 새 사진은 허공으로 날라갔다.

“정치는 ‘이합집산’이고 다 그렇고 그런 거”라며 위안을 삼기에는 너무 허탈하다. 이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그런데 신당은 벌써부터 ‘5대5’ 합의를 둘러싼 지분 다툼의 모습도 보여 걱정이다.

기득권 정치의 엔진까지 송두리째 교체하는 통 큰 개혁을 얼마나 이뤄내느냐에 제3지대 신당의 성패가 달렸다. 신당은 단지 반새누리당연합이 아니라 고단한 국민의 삶을 보듬어 희망의 정치를 열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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