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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정원’ 결국 팔려 안타까움

1차 경매가 198억…6차 외지인에 45억1천만원에 낙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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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3.16 18:39
  • 기자명 By. 김원중 기자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아들을 위해 조성한 수목원인 충남 홍성 ‘그림이 있는 정원’이 경영난 끝에 열린 법원 경매에서 결국 다른 사람의 소유로 넘어갔다.

16일 홍성군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대전지법 홍성지원 경매법정에서 시행된 6차 경매에서 ‘그림이 있는 정원’은 45억1000만원에 입찰한 이모(55·경북 상주)씨에게 낙찰됐다.

낙찰 금액은 지난해 8월 중순 실시한 1차 경매가격 197억9600여만원의 22.7%에 해당한다. 이번 경매에는 개인, 기업, 단체 등 13곳이 입찰에 참여했다.

2005년 문을 연 ‘그림이 있는 정원’은 8만9548㎡의 대지 위에 건물 9개동(3005㎡), 목본류 460여종, 초본류 870여종 등 1300여종을 갖춘 개인 수목원이다.

홍성군이 지정한 대표적 관광지인 ‘홍성 8경’ 가운데 ‘제4경’으로 인정받을 만큼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경매 절차를 밟아 왔다.

임진호 대표가 40여년 전부터 광천읍 매현리 일원에 조성한 ‘그림이 있는 정원’에는 가격을 매길 수 없을 정도의 진귀한 소나무를 비롯한 목본류 460여종, 초본류 870여종 등 모두 1330여 수종이 자라고 있다.

2004년에는 산림청에 국내 9번째 수목원으로 등록했다. 2011년 수목원 안에 별장식 주택을 지어 분양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금융권 대출과 사채가 70억원을 넘어섰다. 매년 6억∼7억원이 대출이자로 빠져나갈 만큼 경영상태가 좋지 않았다.

이 수목원은 임 대표가 아들인 ‘구필화가’ 임형재(46) 화백을 위해 조성한 것으로 유명하다. 임 화백은 1987년 대학재학 중 불의의 사고로 전신이 마비됐다. 임 대표는 일어설 수 없는 아들에게 희망의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이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사고 후 10년이 지난 1996년 임 화백은 아버지의 정성에 화답하듯 손대신 입으로 붓을 물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임 화백은 1999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이라는 성과를 냈고, 현재 세계구족화가협회 회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수목원 낙찰 과정을 지켜본 윤종혁(39) 씨는 “도청이 이전한 내포신도시가 활성화되면 홍성의 문화자원으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텐데 이렇게 외지인에게 팔리는 것을 보니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김원중기자 wjkim37@dailyc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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