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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논단] 통일에 앞서 정신자세부터 바로 가져야 한다

“통일에 앞서 군수 비리는 국민의 생명과 국가 안전을 지키는 군을 무력화시킨다는 점에서 중대 범죄나 다름 없음을 상기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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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3.24 18:28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 법 혜 스님.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국방비리가 또 터졌다. 이번에는 군수품 짝퉁부품이 대거 드러났다. 피복과 식자재에서 고가의 최신 첨단 무기에 이르기까지 공인시험성적서를 위조하는 등 최근 2749건이나 적발됐다.

주요 무기에 짝퉁부품이 들어갔다는 얘기다. 실례로 3년 전 11,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했을 때 우리 군의 K-9 자주포 6문 중 3문이 고장으로 대응 사격을 하지 못한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앞서 7월엔 K-21 장갑차의 배수펌프 불량에 따른 침수사고로 병사가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또 지난 12일엔 복합소총 K-11이 훈련 중 폭발사고를 일으켜 장병 3명이 크게 다쳤다. 이 밖에도 폭발 성공률이 17%에 불과한 국산 기뢰,'갈 지()' 운항 고속함 등 국산 무기의 불량 사례는 끝이 없을 정도였다.

이 모든 이유가 피복, 먹거리는 물론 전투기, 전차, 헬기, 함정 등 군의 핵심 무기까지 들어가는 군수품이 공인 시험성적서가 조작되는 등 짝퉁, 불량 부품이 사용돼 왔기 때문이라니 기가 막힌다.

때문에 품질관리를 허술하게 해온 군 당국의 책임이 크다. 특히 짝퉁, 불량 부품은 특히 차기전차(K-2)와 장갑차(K-21), 자주포(K-9) 등 육군의 주력 장비에 많아 전체 사례의 89.7%에 달했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공군 주력 전투기 KF-16은 제동장치인 브레이크 디스크 성적서가 조작되기도 했다. 한국형 기동 헬기 '수리온'에도 불량 와이퍼 기어가 쓰였다. 2300t 급 차기 호위함에 사용된 펌프 주물 제품 등도 불량이었다.

이같은 불량 무기로 어떻게 나라를 지킨다는 것인가? 전투기와 전차, 자주포나 장갑차 같은 핵심 무기체계에 진품으로 위장된 가짜 부품이 들어갔다면 안보에 구멍을 안고 살았다는 말과 다름이 없다.

군 일각의 "짝퉁이라고 하지만 실제 작동에는 무리가 없었다"는 입장에는 더욱 분노스럽고 놀라운 일이다. 유사시 무기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초래되는 혼란과 비교할 수 없다는 점은 생각하면 아찔할 뿐이다.

전쟁이 벌어졌는데 전투기나 탱크에 들어가는 작은 부품 때문에 그 무기를 쓰지 못하게 된다면 그 전쟁을 이기기는 어렵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에 입대한 젊은이들이 불량식품을 먹고 불량 군복을 입고 불량 무기를 사용한다면 코미디 같은 일이며 재발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물론 군수품을 둘러싼 비리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심각한 줄은 몰랐다. 군으로서는 다소 억울할 수도 있다. 7년 동안의 비리라면 사회 평균에 비춰 그다지 높지 않은 비율이라고 간주할 수도 있겟지만 안보의 중요성을 감안해 볼 때 이런 비리는 결코 한치도 용납할 수 없다.

군이 총체적으로 반성할 때만 국민의 분노와 실망을 누그러뜨리고 안보의 기반도 새롭게 다질 수 있을 것이다. 그냥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누군가 반복적으로 아니면 여럿이 조직적으로 눈감아주지 않았다면 이런 수치는 불가능할 것이다.

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폐쇄적인 군납 시스템 개혁의 기회로 삼기 바란다. 불량 군수품 납품은 이적행위나 다름이 없다. 최첨단 군사 무기류는 나사 하나만 잘못돼도 작동을 멈추거나 엉뚱한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정신자세로 어떻게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안전을 지킬 수 있을지 불안하고 두렵기만 하다. 유사 시 핵심 무기가 제 기능을 못하면 장병 목숨은 물론 나라의 안위도 위태로워 진다.

그래서 군납비리를 뿌리뽑아야 한다.단 한 번의 비리만을 저질러도 망한다는 인식을 갖도록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 통일에 앞서 군수 비리는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안전을 지키는 군을 무력화시킨다는 점에서 중대 범죄나 다름이 없음을 상기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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