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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포럼] 창조경제시대의 청렴

“오늘날 공직자의 청렴도는 단순히 개인의 도덕성에 관한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국가 발전의 미래와 직결되는 지표가 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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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3.24 18:33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구 성 모 ibs(기초과학연) 홍보팀장

198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필자는 당시 홍콩에서 건너온 영화에 몰입해 있었다. 영화를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를 통해 홍콩이라는 도시가 우리나라에 비해 부패와 비리로 가득한 도시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그 시절 우리 공직사회와 공공분야의 부패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으나 민주화 과정을 겪으면서 관례와 융통성, 그리고 인정이라는 명분으로 덮여져 있었다.

그러다 우리사회에 부정, 부패가 사회문제화 되고 청렴이라는 가치가 강조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말 무렵부터이니 그만큼 우리의 반부패 청렴문화의 정착이 늦었다는 반증이라 할 수 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청렴은 모든 선의 원천이며 덕의 근본이라했고 충자는 관직을 다스릴 때에는 공평함보다 큰 것이 없고 재물에 임해서는 청렴보다 큰 것이 없다라고 하여 청렴은 공직자가 가져야할 덕목으로 언급하였다.

청렴이란 사전적 의미로 성품과 행실이 맑고 깨끗하며 재물을 탐하는 마음이 없음을 의미하고 헌법 제4조에 국회의원에게 청렴의 의무가 있다는 명문 규정을 두고 있다. 이처럼 청렴이라는 용어는 일반인보다는 공직에 있는 자에게 많이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공직자의 청렴도는 단순히 개인의 도덕성에 관한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국가 발전의 미래와 직결되는 지표가 되고 있다. 한국행정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부패인식지수가 1점 높아지면 1인당 국민소득이 4,713달러 가량 늘어나며 국내총생산도(GDP)0.5% 증가한다고 밝히고 있다.

창조경제시대에 있어 청렴이라는 가치는 단순히 공직에 몸담고 있는 자들에 한정하여서는 안 된다고 본다. 우리나라와 같이 연구개발사업에 있어서 국민의 세금으로 연구비가 충당되는 출연연구소와 대학의 연구자, 임직원들에게도 높은 수준의 도덕적 잣대를 적용하고 청렴의 가치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연구자의 청렴은 국가 이미지뿐만 아닌 미래 성장동력의 발굴 및 육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주제이다. 정부 출연연구원은 분야별 기초 및 응용연구를 통한 원천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견인하며 새로운 미래 먹거리 창출에 도전하고 있으며, 대학의 연구 역시 우수한 후학들을 양성한다는 점에 있어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

오늘날 출연연과 대학들은 청렴문화 실천을 위해 스스로 단속하고 규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법규와 규정을 세워 연구에 있어서 부패가 방지 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실시하며 감사 제도를 통해 일상적으로 모니터를 하는 등 투명성 확보를 위해 나름의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감사원 감사나 국회의 국정감사 이후 드러나는 문제점들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있으며, 최근 일간지에 출연연의 내부감사 솜방망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접하면서 기관들의 노력과 국민들이 바라보는 것에는 분명한 온도차가 존재한다는 생각이 든다.

우려스러운 점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처럼 일부 연구자들의 연구비 오집행과 부패가 자칫 기관 전체, 모든 연구자의 문제인 것처럼 치부되어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이로 인해 연구자들의 사기가 떨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다. , 연구자들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며 연구를 해야 하는데 지나친 규정이나 국민들이 요구하는 윤리적 기준이 오히려 연구를 방해하는 멍에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민관이 연구비 집행에 있어 공정하고 투명한 집행을 했느냐에 초점을 두어 관리 감독할 일이지 그 범주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최근 정부가 비정상화의 정상화라는 정책을 가지고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개선해 나가는 일은 바람직한 일이며 이런 정책에 대해 국민들 역시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리는 출연연과 대학에서의 정상화가 자칫 본연의 임무에 반하는 정책으로 추진되고 있지 않는가 하는 점은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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