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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주시민은 이런 정치인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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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3.26 17:28
  • 기자명 By. 정영순 기자
▲ 정영순 공주주재 부장

남자가 사랑을 고백하자 사랑을 확인하고 싶은 여자가 말했다.

“백일 동안 매일 밤 내 창가에 와서 인사를 한다면 받아드리겠어요.”

남자는 99일 간 하루도 빠짐없이 그곳을 찾았고, 드디어 백 일 째 되는 날 여자가 사랑을 받아들이러 나갔는데 정작 남자는 나타나지 않았단다.

여자가 매우 궁금해 했는데, 그 이유는 남자가 전날을 백일로 착각했기 때문이라는 웃지 못 할 얘기가 있었다.

물론 뒷부분은 어느 정도 각색된 번외스토리일 것이다.

선거의 시즌이 되면서 차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대로마다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이 차를 향해 인사를 하기 시작한 장면을 보니 드는 느낌이다.

처음에는 “뭐야, 또 시작이군”, “며칠 저러다 말겠지” 이렇게 생각하다가도 막상 어느 날 그 자리에 보이지 않게 되면 아무리 내가 관심이 없던 후보라도 왜 안 나왔을까 궁금해지고 혹시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되는 게 인지상정이다.

진정성은 차치하고라도 아침 일찍 하루도 거르지 않고 같은 자리에서 대답 없는 상대방을 앞에 두고 수 백 번 넘게 고개를 숙이고 손을 흔든다는 게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후보들에게는 직장 생활 등으로 인해 자신에게 관심을 갖기 쉽지 않은 유권자들을 향해 짧은 시간이나마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면서 앞으로 시민들을 이렇게 굽어 모시겠다고 다짐을 하는 자리이기도 하니 하려는 의지가 있고 본인이 부지런만 하다면 분명 포기하기 힘든 퍼포먼스 일 것이다.

‘몇 번 저러다 말겠지’,‘선거만 지나면 끝날 일’ 사람들은 다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 시점만이라도 정성을 보인다는 것 자체에 의미도 있을뿐더러 심지어는 공주지역 박수현 의원의 경우 후보시절의 그런 편견을 저버리기 위해 지금도 자가용이 아닌 고속버스를 타고 국회로 출근한다는 소리도 있으니 시민들은 결국 이런 일관성을 가진 정치인을 원할 것이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길거리에서 꾸벅 인사를 하는 후보가 잘하는 후보고, 선출돼도 잘 할 후보란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시민들은 분명 이런 그들의 행동이 당선으로 가는 쇼맨십에 지나지 않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을 것이다.

4년 후에도 변함없이 시민들을 섬기는 자세로 받들어 인사를 할, 그리고 4년이 지나도 인사를 받고 싶은 후보가 우리가 원하는 정치인이자 시민들의 대표자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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